[현장+] 카카오 '돈 넘어 돈' 소비자 "그래도 너밖에 없다"

이정화 기자 승인 2022.09.30 11:14 의견 1
이정화 산업부 기자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5000만 가입자를 보유한 '공룡 기업' 카카오가 올 하반기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활용해 돈벌이 수단을 또 하나 늘린다.

플랫폼 이용시 드러나는 각종 광고를 차단하기 위해 '유투브 레드' 등 유료 서비스 결제까지 마다치 않는 요즘 소비자들은 카카오톡의 이러한 광고 확대가 반가울 리 없다. 내심 불편하지만 목소리를 크게 높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제와서 다른 소통앱으로 갈아타기엔 11년의 익숙함이 주는 안정감을 벗어나기 어려운 걸지도 모른다.

이미 카카오톡은 대화수단을 넘어 수많은 직장인들의 업무 보고 통로와 결제 소비자들의 간편 송금 수단, 또 이용자들의 편리한 웹서핑 도구로 자리잡았다. 카카오는 굳건한 이용자를 믿고 최근 앱 개편 일환으로 카카오톡 프로필탭 상단에 비즈보드 지면을 추가하고 해당 지면에 보장형 광고 과금을 도입했다.

올 하반기 중에도 '오픈채팅'에 광고를 들여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오픈채팅은 카카오톡에서 같은 관심사를 지닌 사람끼리 채팅방을 만들어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다.

각종 커뮤니티를 방문해 '오픈채팅 광고 도입'을 둘러싼 누리꾼 반응을 확인해보니 '이미 광고가 너무 많다', '지난달부터 프로필 상단에도 광고 뜨잖아' 등 불만 섞인 댓글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메신저 내 광고가 뜨는 횟수가 잦아지다보니 이용자들도 질린 기색을 표하는 듯 하다.

일부에선 대체할 앱이 있다면 갈아타고 싶다거나 차라리 문자메시지 기능을 쓰겠다는 반응도 나온다. 그러나 '어차피 써야되잖아'라며 회의감을 표하는 방식으로 귀결되는 게 태반이다.

디지털 중심화로 타인과 모바일 소통이 익숙해진 시대에 오픈채팅 이용자는 나날이 늘어난다. 올 들어 오픈채팅 사용자 수는 코로나19 팬데믹 전인 2019년보다 76% 뛰었다. 카카오로선 '믿음직한 수단'을 활용한 광고 서비스 확대를 마다할 이유가 없어보인다. 오픈채팅 광고가 잇따르면 광고주 다변화에 따른 수익 창출은 예견된 일이다.

이에 대해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키워드 검색을 통해 오픈채팅 방을 찾아가는 이용 행태를 고려했을 때 방장들이 검색 상위권에 오르기 위해 광고비를 지불할 여지가 생긴다"며 광고 매출 성장 가능성을 점쳤다.

또 다른 전문가는 "소비자와 기업간 이해충돌적인 부분이 있지만 플랫폼 사업이 발전하면서 광고는 기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며 "모든 영역에서 광고를 붙이지 않고는 수익성을 살리기 어려운 상황이고 카카오의 경우 소비자보다 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이용자가 주체가 돼서 집단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이상 기업 입장에서는 수익 창출 수단을 넓힐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카카오톡을 쓰는 것이 이용자의 책임이라고 해도 '국민 소통앱'으로 거듭난 시점에서 타인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방해할 수 있는 요소가 한가지 더 늘어난다는 점은 씁쓸하다.

이런 와중에 '카카오톡을 써야만' 하는 이용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이들은 '공룡 기업' 카카오의 거침 없고 노골적인 돈벌이 행보를 어디까지 눈 감아줄까. 광고 매출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이라는 카카오의 입장이 십분 이해되면서도 한편으론 많은 생각이 스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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