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한미약품과 일동제약이 비만치료제 베스트인클래스 타이틀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HM15275, 일동제약은 ID110521156이 임상 1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확인하고 임상 2상에 돌입한다. 두 치료제 모두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베스트인클래스 가능성을 확인했다.

한미약품 HM15275, 일동제약 ID110521156이 임상 1상에서 긍정적 결과를 확인하고 임상 2상에 돌입한다.(사진=각 사)

베스트인클래스는 특정 질환을 치료하는 약물 계열 내에서 기존 약물보다 더 나은 효과나 안전성, 또는 새로운 장점을 입증하여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약물에 부여되는 타이틀이다. 특정 질환을 치료하는 약물 계열 내에서 기존 약물보다 더 나은 효과나 안전성, 또는 새로운 장점을 입증해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받는다.

현재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베스트인클래스로 평가되는 약물은 노보 노디스크의 GLP-1 단일 작용제 위고비다. 임상 단계에서 약 15%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며 비만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뒤이어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는 임상 단계에서 약 22.5% 체중 감량 효과를 보이며 차세대 베스트 인 클래스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한미약품과 일동제약이 비만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미약품 HM15275는 임상 1상을 마치고 지난 7월 미국 FDA에 임상 2상 진입을 위한 IND를 제출해 9월 승인을 받았다. 연내 첫 환자 투약을 목표로 임상 대상 모집이 한창이다.

HM15275는 임상 1상에서 우수한 안전성/내약성 및 4주차 최고 용량군에서의 체중 감소 효능을 검증했다. 한미약품 임상 결과에 따르면 최대 25% 체중 감량 효과가 예상된다. 체중 감량의 질 개선 가능성도 확인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HM15275는 정밀 설계된 삼중 작용제로서 식욕 억제와 에너지 대사 촉진 기전으로 25%에 이르는 위 절제 수술을 능가하는 체중 감량 효과를 지향한다”며 “신체의 대사 최적화 기전을 통해 근 손실을 최소화함으로써 개선된 체중 감소 질까지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동제약은 자사 개발 중인 비만치료제 ID110521156의 임상 1상 결과를 지난 9월 공개했다. 임상 2상 시기는 내년 2월, 임상 3상은 2027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ID110521156은 GLP-1 RA(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이다. 체내에서 ▲인슐린의 합성 및 분비 ▲혈당 수치 감소 ▲위장관 운동 조절 ▲식욕 억제 등에 관여하는 GLP-1 호르몬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임상 1상에서 단계적 증량(SAD) 시험과 반복 투여 후 단계적 증량(MAD) 시험 두 단계로 시험을 진행했다. SAD 시험 결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MAD 연구에서는 50mg과 100mg 투여군에서 4주 평균 각각 5.5%와 6.9%의 체중 감소 효능이 나타났다. 특히 200mg 투여군의 경우 평균 9.9%, 최대 13.8%의 우수한 체중 감량 효과를 도출했다.

일동제약 관계자는 “먹는 제형임에도 불구하고 체내 흡수와 혈중 농도 유지가 잘 되면서 약물 축적성이 없는 물질 특성을 갖고 있으며 합성 등 제조 공정에 있어 효율성이 탁월하고 생산 단가가 월등히 낮아 상업화에 매우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양사 모두 글로벌 빅파마와의 기술 수출을 통한 상업화 가능성도 타진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최근 10년간 신약 관련 기술수출로 누적 계약 규모가 10조원에 달한다. 일동제약은 임상 1상 결과 공개 이후 ID110521156의 글로벌 라이센싱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의 HM15275는 효능과 체성분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반면 일동제약 ID110521156은 복용 편의성과 시장 확대 가능성에 집중하고 있다”며 “두 비만 치료제 모두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의 미충족 수요를 해소할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