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사외이사진, 몸집 커지고 다양성도 확대..지배구조 선진화 성큼

내달 주총 앞두고 금융지주 이사회 개편 움직임
하나·우리금융, 사외이사 수 늘리고 여성 비중 확대
KB금융, 사외이사 추천 프로세스 독립성 강조
당국 지배구조 개선 압박..“모범관행 순차적 도입”

윤성균 기자 승인 2024.03.01 07:00 의견 0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오는 3월 주주총회 시진을 앞두고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사외이사진 재편에 나섰다. 은행원 지배구조 선진화 작업을 진행 중인 금융당국의 요구에 따라 사외이사 규모도 늘리고 전문분야·성별 다양성도 확대하는 모습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지난달 28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박선영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와 이은주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 교수를 추천했다. 내달 임기가 만료되는 정찬형·윤인섭·신요한 등 3명은 재선임이 추천됐다.

4대 금융지주 본사 (자료=각사)

우리금융은 송수영 사외이사가 임기만료로 퇴임한 대신, 2명의 여성 사외이사를 새로 선임함으로써 기존 6명이던 이사회를 7명으로 보강하는 한편 성 다양성을 더욱 증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은주 후보는 한국고등교육재단 이사, 인공지능신뢰성센터 소장, 사회적가치연구원 이사로 재직하는 등 브랜드 및 ESG분야 전문가다.

박선영 후보는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에서 자문, 운영위원 등으로 활동한 바 있으며 금융산업, 경제, 디지털 분야 국내 최고 전문가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번 신임 사외이사 증원은 우리금융 규모에 걸맞은 적정한 이사 숫자를 고려했으며 이사회가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했다”며 “이번 이사회 구성 변경으로 전문 분야, 성별 등 다양성이 더욱 확장된 만큼 우리금융의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으로 2명의 사외이사를 추가로 영입하면서 기존 과점주주 체제 중심의 이사회 구성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우리금융 사외이사 6명 중 과점주주 추천이 아닌 사외이사는 1명 뿐이지만 앞으로 2명으로 늘어난다.

하나금융지주도 같은 날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신규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마쳤다.

신임 사외이사로는 주영섭 전 안진세무법인 전문위원, 이재술 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회장, 윤심 전 미라콤아이앤씨 대표이사, 이재민 외교부 경제안보 대사를 신규 추천했다. 각각 경제·회계·IT·법률 전문가다.

기존 사외이사 중 이정원·박동문·이강원 사외이사는 재선임이 추천됐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 사외이사진은 8명에서 9명으로 늘어난다. 여성 사외이사도 기존 원숙연 사외이사 1명에서 윤심 사외이사까지 2명으로 확대된다.

앞서 사외이사 후보 추천을 마친 KB금융지주는 금융·경제 전문가로 사외이사진을 보강했다.

KB금융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후보자는 이명활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해외금융협력지원센터장)이다. 한국은행에 입행해 실무 경험을 쌓고 난 뒤 한국금융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겨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 기업부채연구센터장, 기획협력실장, 금융연구원 부원장을 역임한 거시경제 전문가다.

KB금융은 이명활 후보가 사외이사로만 구성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엄격한 추천 프로세스를 거쳐 추천됐다고 강조했다.

KB금융 관계자는 “국내 금융지주 최초로 여성 사외이사 3인이 참여해 성별 다양성을 선도적으로 확보한 데 이어 역량진단표를 활용해 전문분야, 직군, 연령 등의 다양성을 확대하고 원활한 이사회 승계 및 이사회 구성의 집합적 정합성을 더욱 제고했다”고 말했다.

금융지주들이 사외이사 수를 늘리고 성별·전문분야 다양화에 적극 나선 것은 지난해 금융당국이 권고한 지배구조 선진화 방안과 연관이 있다.

지난해 금감원은 은행권의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 이사회 제도 개선과 최고경영자(CEO) 선임 경영승계절차 개편을 포함한 ‘은행지주·은행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내놨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사외이사 직군이 학계 37%, 금융계 22%, 관료 12%, 비금융계 11%로 구성돼 학계 편중이 심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전체 이사 중 여성이사 비중은 약 12%로 최근 강조되는 성별 다양성은 크게 미흡하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사의 전문분야, 직군, 성별 등과 관련해 은행별 영업 특성에 따라 중장기 전략, 가치 등을 감안해 전문성 및 다양성 확보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요구하는 지배구조 모범방안에 따라 내부적으로 개선 로드맵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 확대 등 순차적으로 이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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