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산 넘어 산 남았다

김명신 기자 승인 2024.01.12 08:11 의견 0
(사진=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명신 기자]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됐다. 이에 따라 회사가 참여 중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중 사업성이 부족한 브릿지론 사업장은 정리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2일 업계와 연합뉴스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채권단의 결의를 전날 자정까지 접수한 결과 동의율 96.1%로 워크아웃 개시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채권자협의회는 4월 11일까지 모든 금융채권에 대해 상환을 유예하고, 외부 전문기관을 선정해 태영건설에 대한 자산부채실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실사 및 평가 결과 태영건설의 정상화 가능성이 인정되고, 대주주 및 태영그룹이 자구계획을 충실하게 이행한다고 판단되면 실사 결과를 토대로 기업개선계획을 수립해 협의회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기업개선계획에는 태영건설과 태영그룹의 강도 높은 자구계획, 금융채권자의 채무조정 방안, 신규자금 조달 방안 등이 포함된다.

산은은 자금관리단을 구성한 뒤 태영건설에 파견해 회사 자금 집행을 관리할 예정이다.

채권단은 향후 3∼4개월 동안 기업 자산부채 실사를 거쳐 경영정상화 방안(기업개선계획)을 수립한다. PF(프로젝트파이낸싱) 사업장에 대해서는 PF 대주단이 사업장별로 대주단 협의회를 구성해 태영건설과 협의해 처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인 사업장 중 분양이 완료된 주택 사업장이나 비주택 사업장은 당초 일정대로 공사가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분양이 진행 중인 주택 사업장은 분양률을 제고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한다.

아직 공사를 개시하지 않은 사업장은 사업성과 실행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조기 착공 추진, 시공사 교체, 사업 철수 등 처리방안을 신속하게 확정한다.

특히 사업성과 공사진척도가 떨어지는 브릿지론 사업장에 대해서는 대주단과 시행사가 시공사를 교체하거나 재구조화, 사업장 매각 등을 추진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태영건설과 관련한 금융권 PF 사업장은 60곳으로, 그 중 개발 사업 초기인 브릿지론 사업장이 18개로 파악된다. 브릿지론은 개발 사업 초기 토지 매입 잔금 등을 위해 대출받는 자금이다.

금융당국은 미착공 상태로 토지를 매입한 브릿지론 사업장 상당수에 대해서는 정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사업성이 부족한 브릿지론 사업장에 대해 경·공매를 진행할 경우 채권단 내 순위별 셈법이 달라져 이견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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