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퇴임을 앞둔 마지막 기자간담회에서 재임 기간의 대표적 성과로 KB국민은행의 리딩뱅크 복귀, 지주의 부동의 리딩금융 달성, 탄탄한 경영승계 구도 구축을 꼽았다.
윤 회장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9년간 KB금융을 이끌어온 소회와 앞으로 KB금융이 나가야 길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먼저 윤 회장은 “제 친구는 가끔 네 몸에는 빨간 피가 아니라 노란 피가 흐르는 것 아니냐 농담하기도 했다”며 “그만큼 저에게 소중하고 감사한 일터였고 삶의 일부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제 임기가 두 달여밖에 남지 않았지만 양종희 회장 내정자가 가벼운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동안 인수인계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첫 임기 3년은 KB국민은행의 리딩뱅크 복귀, 두 번째 임기 3년은 KB금융을 부동의 리딩금융그룹으로 만드는 것, 마지막 임기 3년은 흔들리지 않는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밝혔다.
윤 회장은 “지난 9년을 되돌아 보면 리딩금융그룹이 됐다는 부분이 참 다행”이라며 “코로나 이후 어려운 상황에서 리딩금융그룹으로서 금융이 단단한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장을 함께 끌고 잘 달려 왔다는 점에서 보람이 있었다”고 말했다.
KB금융은 윤 회장이 취임한 2014년 1조4151억원의 연간 순익을 기록한 이래로 매년 증가해 왔다. 올해 상반기까지 반기 기준 최대 실적인 3조40억원의 순익을 내며 리딩금융을 굳혔다.
다만 그는 리딩금융 목표 달성에도 불구하고 KB금융이 세계 순위에서 60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윤 회장은 “우리나라 경제규모를 보면 10권 언저리에 있어야 할텐데 60위권에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한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며 “세계 20위권에 들어가려면 자본규모가 최소 2.5배 이상 늘려야만 하는데 개발 회사 차원에서 노력해서 가능한 부분인지 대해서는 고민해 봐야 한다”며 금융당국의 관심을 촉구했다.
윤 회장은 최고경영자(CEO) 경영승계 절차를 통해 별 다른 잡음없이 차기 회장 선임을 마무리된 데 대해서는 스스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KB금융 이사회는 지난 7월 20일 경영 승계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두 달 여 검증 기간을 거쳐 양종희 부회장을 차기 회장 내정자로 결정했다.
윤 회장은 “마지막 임기 3년 KB지배구조 문제와 관련해서 다시 흔들리지 않도록 탄탄한 경영 승계 절차를 구축하고자 했다”며 “이를 위해서 이사회와 긴밀히 소통했고 체계적인 CEO 승계 프로그램을 KB정착시키고자 했다”고 말했다.
부회장 제도에 관해서는 “부회장 직책 자체는 필요하면 유지하는 거고 필요치 않으면 비워둘 수 있다”면서 “부회장이라는 직책보다는 부문장이라는 직무를 통해 (후보자들이) 가능하면 폭넓게 업무 경험을 사전에 쌓아서 준비된 회장이 되도록 하는 것이 제도의 목적”이라고 소개했다.
후임인 양종희 내정자에 대해서는 “양 내정자는 20년 넘게 은행에 있었고 저보다 은행 경험이 훨씬 풍부하다”며 “KB손해보험을 직접 경영했고 또 많은 M&A에 관여하면서 비은행에서도 상당힌 경험과 경영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은행과 비은행의 양날개를 잘 조종해서 운영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 회장은 앞으로 KB금융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탄탄한 개인금융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투자금융 진출을 꼽았다.
윤 회장은 “리먼 쇼크 후 미국에서도 순수한 IB(투자은행)보다는 개인소매 금융 비중이 굉장히 높아 졌다”며 “개인 금융 쪽에서 단단한 뒷받침이 있어야 경제 위기가 왔을 때 흔들림이 적다”고 진단했다.
이어 “KB금융을 비롯해서 한국의 금융그룹들도 개인금융을 굳이 약화시킬 필요는 없다”면서 “유니버설 뱅크를 하면서 투자은행 부문을 강화하는 방안이 자본력 부분에서 훨씬 더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경제 성장이 점차 둔화되면 금융자산을 잘 활용해 돈이 돈을 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금융회사의 역할”이라면서 “해외 자산운용에 있어서 자산운용 부문 인력과 역량을 계속 강화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9년의 임기를 마무리하면서 “취임한 이후 9년 동안 노란색 이외 넥타이를 매 본적이 없다”며 “KB금융의 CI와 맞추기 위해서 일부러 매기 시작했지만 KB를 상징하는 노란색 넥타이를 메고 일할 수 있어서 감사했고 또 행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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