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레이스..관건은 현직 ‘경영 능력’과 ‘영업력’

차기 은행장 후보군 4인..‘세대교체·영업력’ 방점
이석태·강신국, 국내영업·기업금융 부문장 중책
박완식·조병규, 은행 내 대표적 ‘영업통’ 인사
현업 수행하며 검증..“현직 경영 능력도 평가 대상”

윤성균 기자 승인 2023.03.29 11:08 | 최종 수정 2023.03.29 13:19 의견 0
(왼쪽부터)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자료=우리은행]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우리은행의 차기 행장 선임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4인으로 추려진 후보군 면면을 보면 이번 차기 행장 선임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영업력’과 현직으로서의 ‘경영 능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우리은행장 1차 후보군으로 이석태 우리은행 국내영업부문장, 강신국 우리은행 기업투자금융부문장,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등이 선정됐다.

우리금융지주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이번 후보군 선정에서 크게 두 가지 부분에 집중했다. 조직 쇄신을 위한 ‘세대교체’ 리더인가, ‘지주는 전략 중심, 자회사는 영업 중심’이라는 경영방침에 맞는 영업력을 갖췄는가 여부다.

그 결과 그룹 내 현직에 있으면서 영업부문에서 강점에 있는 4명의 인사가 후보명단에 올랐다.

이석태·강신국 후보는 각각 우리은행의 국내영업부문장, 기업투자금융부문장을 맡고 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내정자 신분이던 이달 초 조직개편에서 우리은행에 부문제를 도입했다. 기존 ‘19그룹 7본부 83부서’에서 ‘2부문 21그룹 5본부 83부서’ 체제로 바꾸면서 개인그룹장과 기업그룹장이 부문장도 겸직하도록 했다.

임 회장 체제의 초대 부문장의 중책은 맡은 것이 바로 이석태·강신국 후보다.

이석태 부문장은 미래전략부 본부장, 지주 전략기획단 상무, 지주 신사업총괄 전무 등을 역임하며 주로 전략 부문에서 경력을 쌓다가 지난해 우리은행 영업총괄그룹장을 맡으면 본격적으로 영업에서 활약하게 됐다. 올해부터는 개인·중소기업·기관·자산관리·연금사업그룹을 총괄하는 국내영업부문장의 중책을 수행 중이다.

강신국 부문장은 우리은행 IB그룹 상무를 거쳐 지주 CIB총괄 상무와 우리종합금융 CIB사업본부 총괄 부사장을 겸직하며 주로 IB 영업을 총괄했다. 2021년부터는 자금시장그룹장을 맡았고 현재는 기업그룹장 겸 글로벌그룹·IB그룹·부동산금융그룹을 지휘하는 기업투자금융부문장을 맡고 있다.

올해 그룹의 인사·조직개편에서 자회사 대표로 자리를 옮긴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의 경우도 은행 내 전통적인 ‘영업통’으로 꼽히던 인물이다.

박완식 우리카드 대표는 중소기업그룹장과 개인그룹·디지털금융그룹장을 거쳐 영업총괄그룹과 개인·기관그룹장을 역임하는 등 영업 부문에서 잔뼈가 굵다. 시장 점유율 확대라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우리카드 대표에 발탁된 것도 영업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조병규 우리금융캐피탈 대표는 지점장 시절부터 오랜 기간 기업금융 부문에 몸담아 온 기업금융 전문가다. 집행부행장보로 승진하며 경영기획그룹장을 맡았다가 이듬해 다시 기업그룹장직을 수행했다. 우리금융캐피탈 신임 대표로서 기존 영업망을 바탕으로 기업금융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결국 금융 산업의 주요 고객이 개인 고객과 기업고객으로 크게 나눌 있는데 이번에 후보군에 선정된 인사들이 오랫동안 개인과 기업 쪽 실무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개인과 기업 두 영역에서 업무 능력을 갖춘 사람을 은행장으로 뽑겠다는 의도가 투명하게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행장 인선 절차에서 눈에 띄는 또 다른 특징은 후보자들이 현재 직무를 수행하면서 ‘은행장 선정 프로그램’에 의해 평가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후보자들이 각각 부문장과 자회사 대표 직무를 수행하는 와중에 2개월간 4단계에 걸쳐 차기 은행장 심층 검증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차기 행장 인선 절차가 길어짐에 따라 현직 업무에서 누수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지만 오히려 후보의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우리금융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번 검증에서는 각 회사 대표와 부문장 업무를 얼마나 잘 수행할 수 있는지가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은행장 준비한다고 자기 업무를 소홀히 한다면 내외부의 다각적인 검증 단계를 통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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