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KB국민은행이 약 2년 만에 영업점 통폐합을 재개했다. 금융당국에서 ‘은행 점포 내실화 방안’ 수립 이후 주춤했던 은행권의 영업점 통폐합 움직임 확대되고 있다.

은행 자동현금인출기 앞을 시민이 지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내달 10일 27곳, 4월 1일 1곳을 인근 영업점과 통폐합한다. 국민은행이 두 자릿수 규모로 영업점 통폐합을 단행하는 것은 지난 2023년 4월 24곳을 통폐합한 이후 약 2년 만이다.

지난 2년간 국민은행은 KB InsighT점, 충남도청점, 광주시청점, 서울역환전센터, 홍대입구역환전센터 등 5곳을 폐쇄했지만 시범 사업과 기관 협약 종료, 인천국제공항 입점에 따른 환전세터 폐쇄였다.

이번 영업점 통폐합 예정 지점 중 기관 협약 종료에 따른 경기도청점 1곳을 제외하면 나머지 27곳은 일반 영업점들이다. 국민은행이 약 2년 만에 점포 운영 계획에 따라 통폐합을 재개한 셈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 확산과 영업점 네트워크 중복 이슈를 감안해 1㎞ 이내 중복 지점들에 대해 통폐합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통폐합이 예정된 지점을 살펴보면 건대역점, 까치산역점 등 서울 소재 지점이 11곳이다. 이어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점이 12곳, 부산 2곳, 대전 1곳, 울산 1곳 등 대부분 대도시 소재 지점들이 통폐합 목록에 올랐다.

이 중 대다수는 종합금융센터 등 인근 거점점포와 통폐합된다. 거점점포는 지역 내 소매점포를 관할하고 다수 개인·기업금융 창구와 직원을 보유한 대형 점포다. 국민은행은 일부 거점점포를 ‘점심시간 집중 운영’ 특화점포,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는 ‘9to6뱅크’로 운영 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대면 고객 상담 서비스의 품질을 개선하고 더 쾌적한 환경에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도심 내 점주권 중복점포를 거점점포와 통폐합하는 효율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7일 영업점 26곳을 통폐합한데 이어 오는 4월 7일 13곳을 추가로 통폐합할 예정이다. 대부분 한 건물에 개인금융과 기업금융으로 구분돼 있던 두 개 지점을 한 개의 지점으로 통폐합하는 방식이다. 신한은행은 이미 지난해 이런 방식으로 총 16곳의 기업금융센터를 금융센터로 통합대형화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6일 영업점 21곳을 인근 금융센터 등 거점점포와 통폐합했다. 서울 14곳, 경기 3곳, 광주 1곳, 부산 1곳, 대전 1곳, 대구 1곳의 지점이 대상이 됐다.

NH농협은행도 지난해 12월 도심 점주권 중복점포를 중심으로 38곳을 통폐합했다. 상대적으로 영업실적이 저조한 농촌 지역의 점포들이 통폐합되지 않도록 어느 정도 지역적인 안배가 이뤄졌다는 게 농협은행 측 설명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점포규모화 및 업무집중화를 통해 미래핵심사업인 기업금융, WM 플랫폼 경쟁력이 제고될 수 있는 조직과 인력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점포 통폐합이 결정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23년 4월 금융당국의 ‘은행 점포 내실화 방안’ 발표 이후 주춤했던 은행권의 영업점 통폐합 움직임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 취약계층의 접근성 우려가 제기되는 지방 점포보다는 도심 점주권 중복 점포 위주로 정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방 점포의 경우 수가 많지 않고 지역에 거점 형태로 운영되다 보니 대체 수단 마련이 어렵다”면서 “반면 도심 점포의 경우 인근 거점점포와 통합대형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영업점 효율화 차원에서 통폐합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