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우리은행에 이어 우리카드가 KCD(한국신용데이터) 인터넷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한다.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선언한 우리금융그룹이 전국 140만 소상공인 사업장을 거느린 KCD뱅크와 손잡고 소상공인 대상 사업에도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그룹 본사 전경 (자료=우리금융그룹)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 중인 KCD 컨소에 우리카드가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앞서 KCD 컨소 참여를 결정한 우리은행, 아이티센그룹에 이어 세 번째이자 우리금융 계열사로서는 두 번째 투자자다. 한 인터넷은행 컨소에 같은 금융지주 계열사 두 곳이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토스뱅크의 경우 하나은행에 이어 하나카드가, 웰컴저축은행에 이어 웰컴캐피탈이 주주로 합류했지만 출범 이후 합류한 케이스다. 카카오뱅크도 한국금융지주와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을 함께 주주로 두고 있지만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라 지분을 분산한 결과다.
인터넷은행 출범 준비 단계부터 은행·카드 계열사 두 곳이 참여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KCD 컨소가 추진 중인 소상공인 특화 은행에 그룹 차원에서 우리금융의 관심이 크다는 의미다.
KCD 컨소는 소상공인 특화 인터넷은행을 준비 중이다. KCD가 소상공인 대상 금융 서비스를 전문으로 제공하고 있는 사업자이기도 하다. KCD는 전국 140만 소상공인 사업자에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로 소상공인 대상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용카드 매출 관리 서비스로 시작한 캐시노트는 현재 경영관리·금융서비스·물품구매·커뮤니티 등 소상공인 대상 슈퍼앱으로 성장했다.
이는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그룹의 핵심 목표로 삼고 있는 우리금융과 어느 정도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
우리금융은 ‘기업금융 명가’의 의미를 ‘기업금융에 강한 역사적 전통과 전문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며 경제활력 제고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은행’으로 정의 내리고 있다. 금융의 중개 기능을 강화해 신성장산업 등 기업성장을 이끌어 경제발전에 기여함과 동시에 미래금융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은 2027년까지 대기업 여신 약 15조원 증대, 중소기업에 매년 총 4조원 지원 등 로드맵을 제시했다. 다만 소상공인·자영업자와 관련해서는 상생금융 차원에서 지원방안을 내놓은 것이 전부다.
시중은행 입장에서 상환 여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소상공인 대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신용평가모델이 필요한데 소상공인에 특화된 인터넷은행과의 협업이 대안이 될 수 있다.
KCD 컨소는 경쟁 사업자 대비 가장 큰 경쟁력으로 소상공인에 대한 신용평가 능력을 꼽았다. KCD의 자회사인 한국평가정보는 국내 유일 전업 개인사업자신용평가사로 개인사업자의 영업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미 다수의 금융기관에 신용평가 모형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2020년 KCD와 소상공인 금융 지원을 위한 비대면 금융 서비스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비대면 대출 상품을 출시한 경험이 있다. 이듬해에는 우리카드가 KCD의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업을 활용해 가맹점 데이터 분석 등 다방면의 제휴를 위한 업무 협약을 맺기도 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 인터넷들과 달리 제4인뱅 후보군은 소상공인에 특화돼 있어 시중은행들과 협업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지가 많다”며 “KCD이 소상공인 정보와 데이터에 특화돼 있는 기업이다 보니 기업금융에 집중하고 있는 시중은행과 이해관계가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그룹 시너지 창출을 위해 은행과 카드가 원팀으로 컨소 참여를 결정했다”면서 “은행은 소상공인 금융지원 생태계 조성, 카드는 영업망 확대 등을 향후 성장 동력 차원에서 고려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