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버거 브랜드, “실적 부진인데”.. 매장 수 늘려 몸집 키우는 이유는

맥도날드, 파파이스, KFC 부진.. 영업이익 상승은 버거킹이 유일
신규 매장 출점위한 투자비가 적자 이유.. 그럼에도 매장 확대 총력
실적 반등한 버거킹, 지난해 10월 무산된 매각 재추진 여부 관심

서재필 기자 승인 2024.03.26 13:28 의견 0

케이에프씨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3% 감소했다(자료=케이에프씨코리아)

[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외국계 버거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해 경기 불황과 인플레이션으로 고정비가 상승한 데 이어 시장 포화로 인한 과열 경쟁으로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시스템과 다른 직영점 중심의 운영 정책도 고정비 상승을 불러온다는 지적도 많다.

최근 공시된 외국 버거 프랜차이즈들의 실적은 부진하다. KFC를 운영하는 케이에프씨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8억 7818만원으로 전년대비 53% 감소했다.

파파이스를 운영하는 넌럭셔리어스컴퍼니는 지난해 115억 5410만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파파이스 측은 해당 적자는 지난해 직영점 중심으로 12개 매장을 오픈하면서 신규 출점 투자비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파이스 관계자는 “외식 사업이 렌트, 보증금, 시설, 인테리어 등 초기 투자 비용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아직 국내 실적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해외 실적은 지난해 4분기부터 꺾였다. 지난해 3분기 매출은 6조 6900억원으로 집계됐으나 4분기 접어들며 6조 41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22년 278억원의 영업이익 손실을 기록하며 매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상승한 곳은 버거킹이 유일하다. 버거킹을 운영하는 비케이알의 2023년 영업이익은 239억원으로 전년대비 3배 신장했다. 허나 올해 다른 브랜드들의 공격적인 점포 출점이 예상되면서 올해 시장점유율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외식물가 상승으로 햄버거도 더 이상 가성비 제품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수요가 많이 준 것이 실적 부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외국 프랜차이즈는 중대형 규모 직영점 중심으로 매장을 오픈하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출점비용도 높아 적자를 줄이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버거킹 실적이 반등하면서 매각 재추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자료=비케이알)


■ 사모펀드 소유 브랜드, 몸집 키워 매각 재추진 불붙나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거래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국내 버거 프랜차이즈 점포 수는 가맹점과 직영점을 포함해 3348개로 집계된다. 2022년에만 683개가 새롭게 문을 열었지만 문을 닫은 곳만 274곳에 달한다.

이미 포화 시장으로 분류되는 가운데 올해 버거 브랜드들은 매장 수를 더 늘려 몸집을 키우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해 한국맥도날드는 2030년까지 국내 매장 수를 500여개까지 확대한다고 알린 바 있다. 파파이스는 올해 10여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한다고 밝혔다.

KFC는 올해부터 가맹점 체제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 이는 직영 중심의 매장 출점을 고수한 점이 적자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매장 규모를 축소한 소형 점포 중심으로 가맹점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버거 브랜드들이 몸집을 불리는 이유로 매각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으로 바라본다.

한 프랜차이즈 가맹거래사는 “사모펀드들이 가맹본부 인수에 뛰어든 이후 다시 매각하기 위해 점포 수를 늘려 가치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몇 해 전부터 외식 프랜차이즈가 꾸준한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투자 업계로부터 매력적인 매물로 여겨지지 않고 있어 매각이 원활히 이뤄지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KFC는 KG써닝라이프에서 지난해 1월 사모펀드 오케스트라PE에 600억원 규모에 인수됐다. 한국맥도날드는 몇 해 전부터 꾸준히 매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파파이스는 국내 시장에 다시 진출한 지 이제 2년차에 접어들어 현재 매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호성적을 거둔 버거킹 매각 재추진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버거킹은 지난해 10월 사모펀드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매각을 추진했으나 적절한 파트너를 찾지 못하고 무산됐다. 지난해 버거킹 측은 적정 몸값이 책정되어야만 매각을 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어피터니에쿼티파트너스 관계자는 “현재 매각 관련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없어 말씀드리기 어렵다. 실적이 상승한 만큼 가치평가도 재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버거킹은 올해 480여개로 매장을 늘렸고 영업이익도 끌어올리면서 올해 매각을 새롭게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KFC의 가맹점 체제 전환도 매각을 염두에 두고 빠르게 매장을 확대해 몸집을 키우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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