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重·한화오션 ‘함정 명가’ 타이틀 누구 손에..KDDX 수주전 촉각

7조8000억원 규모 KDDX 프로젝트 추진
HD현대重 27일 입찰참가 제안 안건 심의
한화오션 기술능력평가 부문서 0.97점 밀려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2.23 08:12 의견 0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사업이 올해 말 본격 추진된다. 사진은 권혁웅 한화오션 부회장(왼쪽)과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함정 명가’ 타이틀을 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잠수함과 수상함, 호위함 등 특수선 분야에서 성과를 꾸준히 올리며 함정 명가 입지를 확고히 했다고 자평한다. 이 타이틀에 못을 박기 위한 상징적 고지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수주가 거론되고 있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KDDX는 오는 2030년까지 6000톤(t)급인 해군의 차세대 주력 함정 6척을 건조하는 사업이다. 올해 말부터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총 사업비 7조8000억원이 들어가는 대형 프로젝트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가장 눈독 들이는 사업이기도 하다.

이 프로젝트에서 개념설계는 한화오션,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맡았다. 통상 기본설계를 담당한 조선사가 함정 상세 설계와 건조를 맡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HD현대중공업은 ‘군사기밀 유출’이라는 아킬레스건을 극복해야 할 과제가 있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KDDX 사업 관련 군사기밀을 탈취하고 내부망에 공유한 혐의로 직원 9명이 유죄를 최종 확정받았다.

이에 방위사업청은 오는 27일 계약심의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의 입찰참가 제한 안건을 심의한다.

한화오션 역시 기술력 확보가 향후 과제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약 8000억원대 해군 차기 호위함 건조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HD현대중공업을 근소한 차이(0.14점)로 제쳤다.

하지만 불공정 행위 이력에 따른 HD현대중공업의 감점이 유리하게 작용했다. 이 과정에서 기술능력평가 점수는 HD현대중공업보다 낮았다.

방사청은 “조만간 열리는 계약심의회에서 HD현대중공업의 입찰참가 제한 안건이 포함돼 있다”며 “어떤 결정이 내려질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조감도. (자료=HD현대)

■ HD현대重 “올해 특수선 9억8800만달러 수주 목표”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KDDX 수주전을 앞두고 특수선 경쟁력을 입증하는 데 힘쓰고 있다.

우선 HD현대중공업은 올해 특수선 수주 목표로 9억8800만달러를 제시했다. 지난해 수주 금액(1억3800만달러)보다 7배가 넘는다. 목표 매출액도 1조1336억원으로 전년보다 2.7배 이상 올려잡았다.

다음 달에는 총 2800억원 규모의 페루 호위함 사업에 참여한다. 국내 기업 중 HD현대중공업이 유일하게 나섰다.

이밖에도 수상함 분야에서 수출형 표준선을 개발해 수주 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글로벌 방산 기업인 영국 밥콕사와 해외 수출을 위한 잠수함 개발을 공동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향후 첨단 잠수함 플랫폼을 구축해 미래 글로벌 잠수함 시장에서 기술적 우위를 점한다는 목표다.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함정 건조 기술력과 사업관리 및 유지·보수·정비 등 함정 토탈 솔루션 기업으로 핵심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함정 수출 실적과 잠수함 개발 및 건조기술을 토대로 차별화된 수출 경쟁력을 갖춰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KDDX 건조 사업에 대해서는 “(직원들의 기술유출 혐의로) 재작년부터 4년 동안 보안사고 감점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며 “입찰 참가까지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제재로 이중 처벌에 해당한다”고 토로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자료=한화오션)

■ 한화오션 “특수선 매출 2040년 7조3000억원 목표”

한화오션도 방산 역량 강화에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구체적으로 특수선 사업 매출을 오는 2040년까지 7조3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2040년 매출 목표가 30조원인데 25% 가량을 특수선으로 채운다는 뜻이다.

또 2029년부터 연간 수상함 4척과 잠수함 5척, 창정비 2척을 동시에 건조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현재보다 2배 이상의 건조능력을 갖추게 된다.

함정 관련 핵심 연구 프로젝트도 연이어 수주했다. 지난해에는 국방기술진흥연구소와 '잠수함용 신형 소자장비 설계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용역계약을 맺었다.

최근 사우디 방산 전시회에서는 3600톤급 잠수함인 장보고-Ⅲ와 무인잠수정 수상정 등 해양 유·무인체계 솔루션을 제시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국가대표 해양 방산업체로서 사회적 의무를 다할 것이고 방산 인력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다”며 “KDDX의 상세설계와 선도함 사업 수주에도 최선을 다해 대한민국 안보와 해군력 증강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