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EV가 중고차로..영업익 1위 이어 삼성전자 매출 추격 ‘청신호’

3월부터 전기차 인증 중고차 판매 개시
친환경차 수요 힘입어 수익 증대 가능성↑
작년 영업익 1위..삼전과 매출 격차 좁혀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2.05 11:37 | 최종 수정 2024.02.05 11:41 의견 0
현대자동차가 다음 달부터 인증중고차 판매 차종을 전기차로 확대한다. 사진은 경남 양산 현대차 인증중고차 센터. (자료=현대차)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국내 상장사 영업익 톱’ 현대자동차가 40조 규모 중고차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전기차(EV)를 내놓는다. 중고 친환경 차량 수요 증가와 점유율 제한폭 완화에 힘입어 ‘매출 톱’ 삼성전자와 격차를 좁혀나갈 지 주목된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다음 달부터 인증중고차 판매 차종을 전기차로 확대한다. 고객의 선택권을 넓혀 올해 총 1만5000대의 중고차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일반 소비자 대상 전기차 매입도 오는 3월부터 진행한다. 이로써 아이오닉 5·6와 GV60 등 전용 플랫폼 기반 전기차를 포함해 코나 일렉트릭을 비롯한 전동화 모델까지 인증 중고차로 살 수 있게 됐다. 이는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한 지 100일 만이다.

앞서 현대차는 작년 10월 말 국내 완성차 제조사 최초로 인증중고차 사업을 시작했다. 구입 후 5년 이내, 주행거리 10만킬로미터(㎞) 이하면서 사고 이력이 없는 현대차·제네시스 차량을 대상으로 품질 검사를 통과한 중고차만 파는 방식이다.

기존 업체와 상생을 위해 시장점유율은 올 4월까지 2.9%로 자체 제한하기로 했다. 이후 내년 4월까지는 4.1% 수준으로 완화해나간다.

국내 중고차 시장 규모가 연 평균 30조~40조원에 이르는 점과 전기차 전환 수요를 고려하면 점유율을 제한하더라도 조단위의 매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현대차 인증 중고차 센터. (자료=현대차)

■ 지난해 중고차 인기 모델도 현대차..“소비자 유입 가능성 다분”

그간 현대차는 총 1057대의 중고차를 팔았다. 인증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경매로 넘긴 물량까지 더하면 총 1555대다. 차종별로 그랜저(181대)와 제네시스 G80(128대), GV70(92대), 싼타페(89대), 팰리세이드(81대)순이다.

지난해 국내 중고차 시장 인기 모델도 현대차의 제품이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중고차 실거래 대수는 작년 기준 236만3327대로 전년 대비 2.0% 늘었다.

특히 하이브리드(7만1112대)와 전기차(2만4659대) 거래량은 각각 27.3%, 44.1% 뛰었다. 이중 하이브리드 부문에서는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IG)와 뉴 그랜저 하이브리드(IG)가 총 1만2906대로 1·2위를 차지했다. 전기차 부문에서도 현대차 아이오닉5(2224대)와 코나 일렉트릭(2177대)이 테슬라 모델3(3764대)에 이어 3위권에 들었다.

이런 상황에 현대차가 전기차를 인증중고차로 직접 팔게 되면 앞서 품질 우려로 기존 중고차 시장을 불신하던 소비자들이 유입될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든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중고차 시장의 신뢰도 문제를 해결해 사업화를 촉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현대자동차 본사 사옥. (자료=현대차)

■ 삼성전자와 매출 격차 빠르게 좁혀..점유율 제한 해소 관건

현대차가 중고차 시장 공략으로 수익구조를 다각화하면서 매출 증대도 시간 문제가 됐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전체 중고차 거래대수를 203만대로 추정한다. 현대차의 중고차 관련 매출액은 최대 2조2000억원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를 제치고 상장사 영업이익 1위를 거머쥔 만큼 이 기세로 매출액 추격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앞서 현대차는 2022년 매출액 142조원을 거둬 삼성전자(302조)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반면 작년 매출액은 162조6636억원으로 삼성전자(258조9400억원)의 62.7% 수준을 차지하며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향후 물량 확보가 순차적으로 이뤄지고 내년 5월 이후부터 점유율 제한이 해소되면 중고차가 견인하는 매출 규모도 덩달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체적인 중고차 품질과 성능 수준을 높여 시장 신뢰를 높이고 중고차산업의 외연이 확장될 수 있도록 기존 업계와 다양한 협력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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