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오피스 닫고, 밴 사업 접고...현대카드에 '무슨일?'

블루월넛, 밴(VAN) 사업 중단..."온라인 부문 집중키로"
공유오피스 '스튜디오 블랙' 폐쇄..."코로나19 영향"
"코로나19 환경 대응 및 모빌리티 등 온라인 사업 박차"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2.23 11:12 의견 0
현대카드 공유오피스 '스튜디오 블랙' [자료=현대카드]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현대카드가 수익성과 함께 환경적 부담을 덜기 위해 부대 사업에 제동을 걸고 있다. 자회사 '블루월넛'의 밴(VAN) 사업을 접고 공유오피스 '스튜디오블랙'을 4년 만에 닫는 등 대내외적 경영 환경을 고려한 사업 재편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23일 현대카드 관계자는 "온라인 결제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자회사 '블루월넛'의 밴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의 부가통신업 등록 현황에 따르면 블루월넛이 영위하는 밴 사업은 지난 1일 등록 말소됐다.

블루월넛은 현대카드의 100% 자회사로 PG(전자결제대행업체)와 밴 사업을 함께 수행하는 결제대행 업체다. PG사업과 달리 밴 사업은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가맹점과 카드사를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블루월넛은 고정비용 대비 수익이 줄어들자 밴 사업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오프라인 소비 침체가 이어질수록 블루월넛의 수익성은 악화일로였다.

2017년 1월 출범 당시 70억원의 자본금을 투입했지만 연속 적자가 이어졌다. 출범 첫 해 30억원 적자를 시작으로 2018년과 2019년에 각각 36억원, 4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으로는 39억원 순손실을 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밴 사업은 중단하지만 온라인 부문에 집중하는 PG사업은 유지하기로 했다"며 "현대차그룹에서 운영하는 차량 내 결제 제공 서비스 '카페이' 등 온라인 결제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가 밴 사업을 함께 하는 경우 밴사에 줘야 하는 수수료 비용을 아낄 수 있어 어느 정도 사업 타당성이 있다"며 "PG는 카드사에게 소위 새로운 사업 영역이라서 온라인 사업자들을 모르고 점유율을 가져온다면 시너지 효과가 있겠지만 아직까지 수익에 꼭 필요한 경쟁력이라고 보긴 어려운 단계"고 말했다.

공유오피스 '스튜디오블랙'은 문 연지 4년 만에 닫는다. 스튜디오블랙은 현대카드의 공간대여 사업이자 스타트업, 크리에이터 등 벤처 기업을 지원하는 공간이다. 현재 60여곳의 입주 기업이 자리잡고 있다.

현대카드는 스튜디오블랙이 5년 계약 만료일을 앞둔 시점에서 공간을 유지하기 보단 코로나19 등 대내외적 환경을 고려한 스타트업 지원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스튜디오블랙은 지난 15일 입주민들에게 운영 중단 내용을 공지하고 오는 3월 말까지 공간을 비워달라는 메일을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공지를 받고 자리를 비우기까지 약 한 달 반 가량의 시간이 주어진 것. 일부 입주사들 사이에서 '촉박한 통보'라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스튜디오 블랙 측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멤버들에게 전체 공지를 지난주 월요일에 드리긴 했으나 퇴실 일정이 촉박했다는 판단이 들었다"며 "이번 주에 소통을 다시 한 번 나눈 상태로, 이에 따라 최대한 이전에 피해 없도록 지원 방법을 모색 중이다"라고 말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수익성을 개선하기보단 코로나19 등 환경 변화에 따라 공간 운영을 불가피하게 중단하게 된 것"이라며 "스타트업과의 협업은 다른 방향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스튜디오블랙과 자회사 블루월넛 사업 방침과는 별개로 현대카드는 PLCC(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를 중심으로 한 전략 사업과 디지털 및 데이터 사이언스 방향으로 사업 공략을 펼쳐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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