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중국 디스플레이 대기업 티안마를 상대로 미국 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글로벌 디스플레이 기술 패권 수호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에 티안마를 상대로 7건의 디스플레이 기술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LG디스플레이가 중국 업체를 상대로 직접 특허 소송에 나선 첫 사례다.

LG디스플레이의 투명 OLED가 적용된 식당의 모습.메뉴를 확인하거나 TV 프로그램 등을 감상할 수도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는 티안마가 자사의 핵심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해 스마트폰용 LCD·OLED 패널과 차량용 LCD 패널을 미국 시장에 공급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티안마의 패널은 쉐보레 트레버스 차량의 11인치 LCD 클러스터, 모토로라 엣지플러스 스마트폰의 OLED 패널 등 다양한 글로벌 제품에 적용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와 티안마는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특허 라이선스 협상을 이어왔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해 결국 소송이라는 강경책을 택했다.

이번 소송은 단순한 기업 간 분쟁을 넘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 간 기술 주도권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LG디스플레이는 전 세계 6만6000여 건의 특허를 보유하며 연간 수천 건의 특허를 추가 등록하는 등 특허 경쟁력 강화에 힘써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소송이 중국 패널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제동을 거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티안마는 애플 신형 홈팟 등 글로벌 IT 기업에 패널 공급을 확대하며 영향력을 키우고 있어,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 측은 “특허 침해는 기술 개발을 위해 투자한 시간과 자본, 인력을 무단으로 도용하는 행위”라며 “소송을 통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