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 주요기업 연간실적에도 부정적 영향..2달새 전망치 대폭 하락

최태원 기자 승인 2020.03.22 11:11 의견 0
코로나로 인한 기업들의 실적 부진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코로나19(우한 폐렴) 확산으로 기업 실적 부진 우려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연간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3개월 이내에 증권사 3곳 이상이 실적 전망치를 제시한 코스피 주요 기업 46곳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지난 20일을 기준으로 11조3159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 20일 기준으로는 13조6026억원이었다. 당시와 비교하면 16.81%가 감소한 셈이다. 당기순이익 전망치도 10조1333억원에서 7조8798억원으로 22.24%가 줄었다. 매출액 전망치 역시 186조5676억원에서 179조6829억원으로 3.69% 감소했다.

이 기간 해당 종목들의 시가총액은 796조8613억원에서 583조9751억원으로 26.72%나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화학 분야의 타격이 가장 심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기간 65.67%가 하락했다. 철강·금속(-30.57%), 운수·창고(-30.40%), 제조업(-19.95%) 등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대폭 하향 조정됐다. 그나마 전기·전자(-8.41%), 의약품(-6.90%) 등은 타 업종에 비해 비교적 나은 편이다.  

종목별로는 당초 반도체 경기 회복에 힘입어 실적 개선이 기대됐던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가 6조8002억원에서 20일 기준 6조5130억원으로 4.22% 하락했다.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전망치가 26.71%나 떨어졌다.

일본 불매 운동에 이어 코로나까지 이어지며 수요가 급감한 대한항공은 영업이익 전망치가 두 달 만에 무려 82.66%나 하락했다. 현대제철(-61.21%), 삼성SDI(-57.92%), 롯데케미칼(-42.58%), LG화학(-45.30%) 등 철강·화학 종목의 전망치도 크게 낮아졌다.  

문제는 실적 저하가 전망이 1분기 이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당초 금융투자업계는 코로나로 인한 충격파가 1분기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경기 회복 시점이 자연스럽게 지연돼 연간 기준 실적 눈전망도 낮아지고 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종식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가운데 국제유가 급락 이슈까지 가세해 기업 실적 전망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은택·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촉발한 우려가 수요 충격과 기업 유동성 리스크로 번지고 있다"고 언급하며 "구조적으로 이익이 감소하는 산업의 경우 사태 개선에 대한 기대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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