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주재원 철수에 출장 금지..확산 공포 엄습에 산업계 '초비상'

장원주 기자 승인 2020.01.28 14:33 의견 1
SK종합화학이 중국 석유화학 기업 시노펙과 합작해 우한에 설립한 중한석화 공장 전경. (자료=SK이노베이션)

[한국정경신문=장원주 기자] '우한 폐렴' 사태가 악화하자 중국 현지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국내 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SK그룹은 중국 우한 공장에서 근무하는 주재원 전원을 한국으로 귀국시키는 한편 우한 출장을 전면 금지하고 중국 출장 자제령을 내리는 등 특단의 조치에 나섰다. LG전자는 임직원들의 출장 금지 지역을 우한에서 중국 전역으로 넓히기로 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현지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는 SK종합화학, 포스코 등 주요 기업들은 우한을 비롯한 중국 내 출장을 금지하고 수시로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SK종합화학은 우한에 에틸렌 화학공장 운영 중이다. 설 연휴 직전에 현지 주재원 10여명을 모두 귀국시키고 우한 출장 금지령을 내렸다. 현지 임직원들에게는 마스크, 응급조치 용품을 제공하고 단체조회 금지와 식당 폐쇄 조치를 내렸다.

우한시뿐 아니라 중국 기타 지역 출장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최소화하기로 했다. 중국 출장이 꼭 필요할 경우 임원의 승인 후 진행하도록 절차를 강화했으며 출장 중에는 매일 컨디션을 보고하도록 했다.

또 여행, 출장 등으로 최근 중국을 방문한 직원의 경우 발열 등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귀국시점으로부터 최소 10일 동안 재택근무하도록 했다. 설 연휴기간 중 발열이나 기침 및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이 있는 직원은 출근 전 병원 검진을 받은 후 출근하게 했다.

포스코 역시 중국 출장 금지령을 내렸다. 포스코는 현재 우한에 자동차 강판 가공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지에 주재원 4명이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 측은 “중국 정부의 춘절(중국의 설) 연휴 연장 조치에 따라 다음달 2일까지 중국 전역에서 공장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며 “주재원 귀국 여부는 양국 정부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이날부터 중국 전역의 출장을 전면 금지했다. LG전자는 이달 중순부터 우한 지역 출장을 제한해왔지만 사태가 악화하자 조치를 강화했다. 중국 출장을 꼭 가야하는 경우에는 강화된 승인절차를 받아야 한다. 또 중국 현지 법인의 기존 출장자들도 조속히 복귀시킬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철저히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광저우에서 공장을 운영 중인 LG디스플레이도 국내 임직원의 중국출장은 최소화하도록 가이드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중국을 방문할 경우에는 방문 전후 문자로 신고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으며 방문 전에는 방문 목적 및 기간 등을 접수받고 방문 후에는 발열여부 및 기타 특이사항을 신고하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자동차그룹도 모든 계열사에 중국 출장 자체를 권고하고 있다. 비상상황에 대비한 대응 시나리오도 마련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우한은 아니지만 장쑤성 옌청에 기아차 합작법인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설 연휴 전 ‘우한 폐렴 확산을 주의하라’는 공문과 함께 상황 발생 시 연동할 비상 연락망을 전 계열사 및 해외사업장에 전달했다.

중국 시안, 쑤저우, 톈진 등에 사업장을 두고 있는 삼성전자도 우한 폐렴 사태와 관련해 대응 TF(태스킆ㅎ스)를 구성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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