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주공6단지 주민들 GS현장 시위 이유는?..품질 우려에 불만 폭발

지혜진 기자 승인 2020.01.20 17:09 의견 0
과천주공6단지 조합원들이 지난 18일 서울 성동구 옥수동 한남하이츠 임시총회가 열리는 옥수교회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자료=지혜진 기자)

[한국정경신문=지혜진 기자] “지난해 9월 한남3구역 현장설명회부터 시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과천주공 6단지 조합장 A씨)

최근 GS건설이 참여하는 재정비 사업지 현장에는 항상 과천주공 6단지 조합원들이 등장한다. GS건설을 시공사로 뽑지 말라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내걸고서다. 지난 18일 서울 성동구 옥수동 한남하이츠 시공사 선정 총회 때도 마찬가지. 임시총회가 열리는 옥수교회 앞에 길게 늘어선 과천주공6단지 주민들은 GS건설을 선택하지 말 것을 토로했다.

과천주공6단지 조합원들이 지난 16일 줄을 서울 성동구 옥수동 한남하이츠 임시총회 현장에서 줄을 길게 서서 시위를 하고 있다. (자료=지혜진 기자)

■ GS 현장서 시위 이유는 아파트 품질우려.."사업 오래 걸려 공사비 올라"

20일 GS건설 및 과천주공 6단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에 따르면 과천주공6단지 조합원들이 GS건설의 정비사업 현장에 나타나 시위를 하는 이유는 아파트 품질 우려 때문이다.

과천주공6단지 조합장 A씨는 “공사비가 처음 시공사 선정 때보다 60%가량 올랐다. 이것도 문제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점은 높은 공사비를 요구했음에도 아파트 품질은 다른 곳보다 떨어진다는 것이다”라고 시위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GS건설이 지난 2012년 과천주공 6단지 시공사로 선정됐을 당시 공사비는 3.3㎡당 420만원이다. 현재는 523만원으로 증액됐다.

GS건설은 문제가 없다는 견해다. GS건설 관계자는 “과천 6단지 같은 경우는 사업 진행에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공사비가 많이 오른 측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공사 기간이 오래 걸리면 아파트 설계 유행이나 기술도 변하기 때문에 돈이 많이 든다. 하지만 자이라는 브랜드 명성에 걸맞은 특화설계를 넣는 편이 추후 아파트 시세 등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GS건설 관계자는 “공사비가 증액된 내용은 조합원 관리처분인가를 거쳐 조합원 97%의 동의를 얻어 통과시킨 사안이다”라고 부연했다. 공사비 증액이 문제가 되는 사안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과천주공6단지 조합장 A씨도 “이 전 조합장이 제대로 조합원들에게 설명하지 않은 측면이 있긴 하다”면서도 공사비 증액 부분까지는 인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는 “조합원들이 시위에 돌입할 정도로 분개하게 된 계기는 공사비 증액 뒤 견본주택을 둘러보고 나서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강남권 재건축 ‘대어’로 꼽히는 서울 서초 무지개아파트(서초 그랑자이)의 공사비도 3.3㎡당 469만원 수준이다”라며 “과천 6단지 주민들은 GS건설이 과천 최고의 랜드마크를 지어주겠다는 말을 믿었다. 그러나 서초 그랑자이는커녕 인근 과천주공 1단지 견본주택보다 못하다”고 지적했다.

과천주공6단지 조합원이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자료=지혜진 기자)

GS건설 관계자는 서울과 지방의 재정비 사업은 차이가 있다는 주장이다.

그는 “지방은 조합이 설립되면 설계 없이 바로 시공사를 선정하는 구조로 서울과는 순서가 다르다”며 “(지방의 경우) 시공사 선정 후 설계를 하다 보면 물량, 가구 수 등이 왕창 바뀌어 비용이 늘어날 수 있는 범위가 서울보다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수주한 한남하이츠도 마찬가지다. 서울은 내역입찰을 하기 때문에 공사비 변동이 적은 편이다”고 덧붙였다.

법적 문제는 없으나 과천주공 6단지 조합원들이 계속해서 시위에 나서는 이유는 시위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GS건설로서는 이미 동의를 받아 통과된 사안이다 보니 별도 논의를 할 의무가 없는 것.

조합장 A씨는 “해당 사안과 관련해 GS건설과는 딱 한 번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 꼬인 감정 풀리지 않는 시위.."대화로 밖에 풀 수 없는 상황"

그럼에도 이들의 갈등은 조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GS건설은 한남하이츠 수주 당시 과천주공6구역 조합원들이 경쟁사인 현대건설로부터 일당 10만원씩 대가를 받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문자를 한남하이츠 조합원들에게 보낸 바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시위하는 과천주공 6단지 조합원들이) 사실은 동호수 추첨에서부터 불만을 품고 있던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조합 측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조합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며 지난해 9월부터 계속 이어져 온 활동”이라는 것이다. 이어 “동호수 추첨 때문이 아니라 아파트 품질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조합은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조합장 A씨는 “가까운 시일에 잡힌 일정으로는 오는 3월 24~25일 GS건설의 주주총회가 있다. 아파트 품질에 불만이 있는 조합원 400여명이 GS건설 주식을 사서 소액주주가 됐다. 주주총회에 참석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GS건설 홍보팀 관계자는 “현재 비상대책위원회 분들이 시위를 이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들의 입장이 모든 조합원의 입장은 아니지 않나”라면서도 “대화로 풀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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