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②] 이지현·김의담·최정우·황순종·이태빈 "'어나더 컨트리' 꿈의 시작이죠"

이지은 기자 승인 2019.06.20 17:38 | 최종 수정 2021.08.02 09:00 의견 2
연극 '어나더 컨트리' 배우 이지현, 김의담, 이태빈, 최정우, 황순종(위쪽부터)(자료=이지은 기자)

[한국정경신문=이지은 기자] 꿈은 현실을 만드는 시작이다. 꿈꾸는 사람에게는 목표를 향해 움직일 동기가 생기고 에너지가 생겨나기 때문. 그리고 여기 '배우'라는 꿈을 향해 출발 지점에 선 다섯 신예가 있다. 이지현, 김의담, 최정우, 황순종, 이태빈은 연극 '어나더 컨트리'를 시작으로 멋진 배우가 되기를 누구보다 강렬하게 꿈꾸고 있다.

■배우가 되고 싶었던 순간들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한 이태빈을 비롯해 처음 연극에 도전하는 이지현, 황순종과 또 다른 캐릭터로 관객을 만나는 김의담, 최정우까지. 그들이 처음 연기를 꿈꾼 순간을 되돌아봤다.

이지현은 "중학생 때 부모님이 네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라는 말에 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됐고 그때 연극을 처음 접했다. 본격적인 연기는 대학생이 돼서 시작했는데 같은 전공 분야 친구들과 대화할 때 정말 즐거웠다"고 웃었다.

이태빈은 "아이돌 활동을 하다가 단순히 연기하고 싶어 팀을 탈퇴한 게 아니다"는 진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고등학생 때 뉴질랜드에서 처음 배우의 꿈을 갖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집에서 혼자 있는 시간 동안 제게 힘을 준 건 영화나 드라마였다. '코리안 나이트'라고 한국을 알리는 공연이 있었는데 총 책임자 활동을 한 적있다. 그때 누군가한테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감정을 안고 한국에 돌아왔다."

연극 '어나더 컨트리' 델러헤이 역을 맡은 배우 김의담(자료=이지은 기자)

김의담 역시 중학교 때 뉴질랜드에 살면서 혼자만의 시간이 길었다. 다시 한국에 왔을 땐 고등학생이였다. 그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하는 나를 느끼지 못했을 때 도전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게 만든 일이 연기였다"고 말했다. 학창시절 처음으로 집중하고 고민할 수 있었다는 경험. 이어 김의담은 "사수까지 하면서 쉽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도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황순종은 초등학교 5학년 때 경험한 영어 뮤지컬을 계기로 배우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제대로 연기를 배우기 시작한 건 고등학교 2학년. 이후 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에 입학하면서 더욱 배우에 대한 구체적인 꿈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반면 최정우가 연기를 시작한 계기는 조금 달랐다. 한예종 연극원 예술경영과인 그는 "영화를 정말 좋아해서 처음에는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영화 안에 있고 싶은 욕구가 커지고 공부를 더 하다보니까 무대에 서보는 경험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스물'이라는 연극으로 입봉했는데 지금은 연기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연극 '어나더 컨트리' 바클레이 역을 맡은 배우 이지현(자료=이지은 기자)

■내가 기억하는 나의 학창시절

연극 '어나더 컨트리'의 주 배경은 영국 명문고등학교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출연 배우 모두 성인이지만 10대 연기를 하고 있는 것. 실제로 이들의 학창시절은 어땠을까.

초등학교 때 통통했던 체격 탓에 자존감이 낮았다는 이지현의 말에 지금은 어떠냐고 묻자 그는 "평균정도로 좋아진 거 같다(웃음)"고 답했다. 이어 그는 "공부도 생활도 무난했는데 예고에 진학하게 되면서 더 즐거운 생활을 보냈지만 힘들 때마다 멘탈이 강해지게 한 원동력은 힙합(쿨하다 신조어)이다"고 이야기했다.

이태빈은 "초등학생 때부터 엘리트였다.(웃음) 아이큐가 142다. 시에서 20명씩 영재원을 보내주는데 6년 동안 연속으로 합격했다. 부모님도 공부 쪽으로 많이 밀어주셔서 서울로 전학 와서는 더 열심히 공부하고 학생회장도 했다"고 말했다.

"솔직하게 학업에는 큰 흥미가 없었다"는 배우도 있었다. 김의담은 자신의 학창시절에 대해 눈에 띄는 학생도 아니었고 성격이 외향적이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친구들하고 노래방에 가고 학원, 집을 반복하던 평범한 일상이 연기학원을 다니면서 바뀌었다"는 것. 그는 "어린나이에 힘들고 무서웠지만 애치고 참 열정적이었다"며 웃었다.

황순종은 "저는 할 때하고 놀 때 놀았던 스타일이다. 공부를 못하지는 않았다. 1~2등급 정도? 주말마다 서울에 올라가서 연기를 배우는 게 좋았고 그때를 생각하면 매일매일 즐겁고 행복하다"고 이야기했다.

최정우는 "다채로운 생활을 보냈다"고 입을 열었다. 5살 때부터 초등학생 때까지 제주도. 중학생 때는 러시아. 한국에서는 고등학생 때가 본격적인 학창시절이다. 그는 "러시아 생활 때 국제학교에 다니면서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었다. 지금의 열린 마음과 생각을 가질 수 있었던 건 그때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고등학생 3년의 세월이 프리펙트 같았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최정우는 "반장, 부반장 학생회 회장으로 활동했다. 공부는 할 만큼만 하고 친구들이랑 어울리고 리더쉽 있게 행동하는 게 좋았다"고 덧붙였다.

연극 '어나더 컨트리' 멘지스 역을 맡은 배우 이태빈(자료=이지은 기자)

■각자의 캐릭터요? 원캐스트의 강점 존재하죠

바클레이의 이지현, 델러헤이 김의담, 멘지스의 이태빈의 공통점은 공연의 개막부터 폐막까지 자신의 역할에 혼자 무대에 올라야 하는 원캐스트의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태빈에게 처음 시작한 연기인데 부담감은 없었냐고 묻자 그는 "분량이 많아서 부담이 컸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장점이 더 많다고 체감하고 있다. 더블캐스트보다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게 분명 있다고 본다. 연기를 배우고 싶어서 시작한 연극인데 좋은 기회를 얻어가는 거 같아 감사할 뿐이다"고 미소지었다.

김의담은 "오히려 좋았다. 제 성격상 뭔가 하나를 시작하면 제가 가지고 있는 한도 내에서 많은 걸 쏟아부어야 직성이 풀린다. 연습할 때도 좋더라. 저 스스로 연습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설명. 그는 요즘 많은 분이 우리 작품을 좋아해 주시고 관심을 주실수록 한번은 객석에 앉아 공연을 보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지현은 "연습 때는 모니터링을 못 하는데 똑같은 감정을 계속 내야 해서 힘들었지만 극장에 들어가서는 재밌더라. 캐스트가 바뀔 때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거 같다. 연기하면서 점점 재미있고 발전해 나가는 거 같아 만족한다"고 말했다.

최정우와 이주빈은 파울러를. 황순종과 김기택은 샌더슨으로 더블 캐스트다. 두 사람은 각자만의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것과 동시에 원캐스트가 공연을 못 하게 됐을 경우를 대비해 얼터(공연을 대신하는 사람)로 나선다.

황순종이 맡은 샌더슨은 본인의 의견을 주도적으로 말하는 다른 캐릭터들과 달리 다수의 말에 동의하는 인물이라는 반응이 많다. 이에 황순종은 "멘지스가 학생들을 대표해서 고해성사를 보게 설득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때 전체적인 흐름에서 가장 영향력을 발휘하는 순간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정우는 "파울러의 외적 이미지가 그 어떤 캐릭터보다 뚜렷해서 아주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연기를 하면 할수록 어렵더라. 처음에는 화만 내는 인물로 보여졌지만 지금은 왜 이런 말과 행동을 하고 있는지 보이도록 저와 비슷한 점을 찾아 연기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연극 '어나더 컨트리' 샌더슨 역을 맡은 배우 황순종(왼쪽), 파울러 역 최정우(자료=이지은 기자)

■지금 이 순간 배우로서 더 큰 꿈이 있다면

이제 막 배우로서 시작한 단계.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신인이기에 앞으로 더 나아가고 싶은 꿈에 대해 물었다. 이태빈은 "저는 솔직히 이제 막 시작했기 때문에 거창하게 말은 못 하고 평생 다른 일 안 하고 배우 하면서 먹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뮤지컬도 굉장히 도전해 보고 싶은 장르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노력할 생각이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그는 "가이 베넷 역의 (박)은석이 형이 제가 처음 대사와 다음 대사 연결이 잘 안 된다"며 "호흡을 일정하게 해서 전체신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씀해준 조언이 기억에 남는다. 형처럼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정우는 "영화, 연극, 드라마 어느 장르에 국한되고 싶지 않다. 아직 저 스스로 배우라는 말은 못한다. 제 자신이 뭘 잘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보다는 더 나은 사람으로 실력을 잘 쌓아서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배우가 꿈이다"는 바람과 더불어 그는 "나중에 자리를 잡는다면 영화과인 동생과 영화 기획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황순종은 "제일 하고 싶은 건 뮤지컬이다. 이상하게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제 안에는 많은 자아가 있다. 다양한 모습으로 여러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 게 꿈이고 연기를 하는 저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인터뷰 시작 전 뮤지컬 '시데레우스' 넘버를 부르던 그의 모습이 인상 깊어 하고 싶은 뮤지컬이 있는지 물었다. 이에 황순종은 "'베어 더 뮤지컬'에서 피터 역할, '시데레우스'의 케플러 역할, 최종적으로는 '웃는 남자'의 그윈플렌 역할을 10년 안에 하는 게 목표다"고 답했다.

이지현은 "어릴 때부터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취미로 글을 쓰고 있는데 글도 잘 쓰고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줄 수 있는 신선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행복의 에너지를 가지고 나가고 싶다는 김의담은 좋은 배우가 되는 게 꿈이라고 했다. 그는 "늘 노력하고 겸손한 사람으로 매 순간 최선을 다할 거다. 좋은 남편이자 아빠가 되는 일이 인생 최종 꿈이다. 그러기 위해선 멋진 배우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연극 '어나더 컨트리'는 오는 8월 11일까지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 1관에서 공연한다.

[정경pick ①] 이지현·김의담·최정우·황순종·이태빈 "'어나더 컨트리'는 사회의 축소판"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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