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시장 일본에 1위 자리 뺏길까..한국산 화장품, '고급화' 전략으로 차별화

이혜선 기자 승인 2019.12.12 14:55 | 최종 수정 2019.12.12 14:56 의견 0
중국 수입화장품 시장 주요 국가별 점유율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중국 수입화장품 시장에서 선두를 유지하던 한국산 화장품이 일본에 1위 자리를 뺏길 위기에 처했다.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을 공략하던 일본은 점차 중저가로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중국 현지 화장품도 빠르게 성장해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이에 국내 화장품 업계는 '고급화' 전략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해 나갈 계획이다.

일본산 화장품 추격에 1~10월 매출 밀려..'4년 연속 선두' 수성할까

12일 글로벌 무역통계업체인 '글로벌 트레이드 아틀라스(GTA)'와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까지 중국의 화장품 수입액은 총 69억7597달러(약 11조6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31.7% 늘었다.

한국산은 24억3369만달러(약 2조9000억원)로 1년 전보다 14% 증가했지만 일본산은 무려 34.8%나 급증하며 24억6881만달러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은 각각 25.2%와 25.5%로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프랑스·미국·영국이 뒤를 이어 '톱5'에 올랐다.

한국 화장품은 지난 2016년부터 중국 수입화장품 시장에서 3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전까지는 프랑스산이 28.5% 점유율로 선두를 차지했지만 한국산 화장품은 'K-뷰티'를 앞세워 추월에 성공했다.

아직 '4년 연속 선두'를 노릴 수 있는 여지는 남아있다. 한국산 수입액은 10월 2억9971만달러에 달해 일본산(2억4793만달러)을 큰 폭으로 앞섰다. 11월과 12월 수입액에서 일본산을 따돌린다면 다시 한번 권좌에 오를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중국 국제수입박람회 전시관(왼쪽)과 LG생활건강 '2019 후 궁중연향 in 상하이'에서의 글로벌 뷰티 관련 참가자들. (자료=아모레퍼시픽그룹·LG생활건강)

한국 화장품 업계,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정면 승부

일본산의 무서운 추격과 중국산의 빠른 성장에 한국 화장품은 '프리미엄 제품군'으로 대응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 중국의 소비고도화에 따른 럭셔리 화장품의 상승세는 판단에서다.

한국산 화장품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각각 '설화수'와 '후' 등 고급 카테고리를 앞세워 중국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두 회사는 지난달 중국 최대 쇼핑 기간 '광군제'에서도 호실적을 올렸다.

아모레퍼시픽의 광군제 매출은 전년 대비 62% 성장했다. 설화수 자음 라인 세트가 24만개 판매를 돌파했으며 예약 판매 지불 시작 3분 만에 1억 위안을 돌파하는 기록도 세웠다. LG생활건강은 올해 광군제에서 후·오휘·빌리프·VDL 등 럭셔리 화장품 브래드의 매출이 전년 대비 187% 신장했다. '후'는 광군제 매출이 지난해 대비 208%나 급증했다. 후의 인기 제품인 '천기단 화현' 세트는 25만2000세트가 판매됐다. 지난해보다 298% 증가한 기록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는 온·오프라인 출점을 지속하며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안티에이징 에센스 카테고리 신제품 출시와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을 전개하며 럭셔리 뷰티 브랜드로서의 리더십을 공고히 했다. '티몰 슈퍼 브랜드 데이'를 진행하는 등 디지털 마케팅 강화로 온라인 매출 성장세도 지속되고 있다.

중국에서도 성분을 신경 쓰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자연주의 기초화장품 '프리메라'를 선보이기도 했다. 지난 9월부터 '프리메라'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 '티몰'을 통해 판매되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중국 뷰티 시장에서 제품 혁신과 디지털 마케팅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는 만큼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와 협력한다. 이를 통해 중국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반영한 제품을 출시하고 연구개발부터 생산·마케팅에 이르는 전 과정을 디지털화할 계획이다.

LG생활건강은 중국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럭셔리 궁중화장품 '후'를 강화한다. 시장에서 메리트를 가지고 우위를 선점하려면 프리미엄 제품들을 위주로 공략해야 한다는 계산에서다. LG생활건강은 럭셔리 화장품 매출 비중이 77.4%에 달한다.

'후'에 이은 차세대 브랜드 자연·발효 뷰티 브랜드 '숨37º'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숨'은 피부에 순하면서도 좋은 효능의 제품을 찾는 중국 여성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광군제에서도 전년 대비 매출이 120%가량 신장하며 1억 위안 매출 브랜드에 처음으로 들어갔다.

화장품뿐 아니라 생활용품에서도 고급화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펌핑 치약·스크럽 바디 워시로 제형이나 형태에서 차별점을 두거나 향(香) 차별화를 통해 프리미엄 전략을 공고히 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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