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입점 놓칠 수 없다"..연말 경쟁업체 눈치보기 바쁜 면세점 '빅4'

이혜선 기자 승인 2019.12.10 18:05 의견 0
10일 면세점 업계는 인천공항공사가 올해 안에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8개 구역에 대한 입찰 공고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진은 공항 출입국장.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내년 8월 임대차 계약이 만료되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 사업권 입찰을 두고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대기업 면세점 가운데 현대백화점면세점만 참여했던 지난 시내면세점 입찰과 달리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연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8개 구역에 대한 입찰 공고를 발표할 예정이다. 해당 구역은 ▲DF2 화장품·향수(신라) ▲DF3 주류·담배(롯데) ▲DF4 주류·담배(신라) ▲DF6 패션·잡화(신라) ▲DF7 패션·잡화(신세계) ▲DF9 전 품목(SM) ▲DF10 전 품목(시티플러스) ▲DF12 주류·담배(엔타스듀티프리) 등이다.

입찰 시기를 두고 12월 또는 내년 1월 초 등 의견이 갈렸지만 지금으로서는 연내 입찰 공고가 나올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진행 중인 사항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긴 어렵다"면서도 "올해 안으로 입찰을 발주할 계획은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신라·신세계·현대, 입찰 참여할까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높은 임대료 부담으로 제1여객터미널 면세 사업권 일부를 반납하면서 점유율이 38~39%까지 하락했다. 반면 신라면세점의 점유율은 30%까지 올라왔다. 면세업계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라면세점은 현재 운영 중인 3개 구역이 모두 입찰 대상이다. 신라면세점은 현재 인천국제공항 서편에 화장품·향수, 주류·담배 매장을, 서편과 동편에 패션·잡화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화장품·향수 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면세점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글로벌 경쟁력'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신라면세점은 현재 인천공항과 홍콩 첵랍콕공항,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 아시아 3대 공항에서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롯데가 운영하던 면세구역을 이어받아 면세업계 '빅3' 면세점으로 자리매김했다. 명동점에서 강남점, 인천공항점으로 사업을 확대한 만큼 사업권을 더 늘려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의 참여 여부도 변수로 떠올랐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해 말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1호점을 연 데 이어 지난달 서울 시내 면세점 신규 특허를 취득했다. 내년 1분기 동대문 두타면세점 자리에 2호점인 강북점을 오픈할 계획이다. 빠르게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상징성이 큰 인천공항면세점 입찰에도 참여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다만 과거 두산·한화 등 다른 후발주자들이 인천공항면세점에 도전했다 고배를 마신 바 있어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롯데·신라·신세계·현대백화점 면세점 관계자들은 "공고가 나오면 면밀히 검토해 참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익성 낮아도 인기 계속..상징성 큰 인천공항면세점

인천국제공항면세점은 그동안 최고가 입찰 방식으로 임대료를 산정해왔다. 높은 임대료로 인해 흑자를 내기 힘든 구조다.

면세 업계는 공항에서 낸 적자를 시내 면세점 수익으로 충당해왔다. 시내면세점에서 15~20% 흑자를 내면 이것으로 공항에서 낸 10~15%의 적자를 메꾸는 식이다. 하지만 사드사태 이후 면세시장이 보따리상(따이공) 위주로 재편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낮아졌다.

그럼에도 업계의 경쟁이 치열한 데는 인천공항면세점이 갖고 있는 상징성 때문이다. 입점 브랜드 입장에서는 인천공항에 매장을 운영하는 면세점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인천공항면세점을 운영한다면 브랜드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얻을 수 있다. 또 해외 진출을 위한 중요한 교두보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인천공항면세점이 면세점 사업 '바잉 파워'로 연결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면세점의 상징성이 큰 만큼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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