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가 급등락..금감원 조사로 유상증자 자진 철회 가능성도

이틀간 35% 급락 후 90만 후반대 횡보
금감원, '부정거래 소지' 조사 착수..유상증자 계획 불확실성 증가

임윤희 기자 승인 2024.11.01 11:46 의견 0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임윤희 기자] 고려아연 주가가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 이후 이틀간의 급등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1일 오전 10시 55분 현재 고려아연 주가는 99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2조500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전격 발표 후 주가는 급락했다. 지난 달 29일 주당 154만3000원이었던 고려아연 주식은 31일에 99만8000원으로 마감하며 '황제주'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틀간 약 35% 넘게 하락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고려아연의 주가 하락이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2조5000억원 중 2조3000억원(92%)을 채무상환에 쓰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발이 반영됐다고 봤다.

또 유상증자 물량의 20%를 최윤범 회장 우호지분으로 인식하고 우리사주조합에 우선 배정한 점, 다른 청약자에게는 총 공모주식수의 3%로 물량을 제한한 점 등에서 경영권 방어를 위한 조치로 볼만한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현안을 브리핑하고 있는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 (자료=연합뉴스)

금감원 조사결과 변수..유상증자 자진 철회 가능성도

금융감독원은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계획에 대해 강도 높은 조사에 나섰다. 금감원은 고려아연이 공개매수 신고서에서 재무구조 변경 계획이 없다고 했으나 실제 유상증자를 준비한 정황에 주목하고 있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지난달 31일 긴급 브리핑을 통해 "고려아연 이사회가 차입을 통한 자사주 취득과 소각 계획, 이후 유상증자에 따른 상환 계획을 모두 알고 절차를 진행했다면 공개매수 당시 신고서에 중대한 사항을 일부러 빠뜨려 부정거래로 볼 소지가 다분하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지난 11일 자사주 매입을 위한 공개매수 신고서에 공개매수 이후 재무구조 등에 변경을 가져오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지 않다고 공시한바 있다.

그러나 30일 유상증자를 위한 증권신고서에서는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이 이달 14일부터 유상증자를 위한 실사를 진행했다고 기재했다.

금감원은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이날 고려아연 유상증자와 자사주 매입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현장검사에 나섰다.

금감원은 고려아연의 불법 소지를 파악하면 유상증자 계획의 효력이 발생하는 오는 14일 전에 정정요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의 신주 발행은 연내 이뤄지지 못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함 부원장은 “불공정거래가 확인되면 신속한 처리를 위해 적극적으로 수사기관에 이첩할 것”이라며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도 필요하면 계속하고 심사·조사·검사·감리 등 법령상 권한을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래에셋증권도 이를 알고도 방조했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감원의 조사는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계획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고려아연이 금감원의 조사를 피해 유상증자를 자진 철회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고려아연 측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금감원 방침 발표 후 이번 유상증자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추진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부정거래 의혹과 관련해서는 “오해가 있는 것 같아 성실히 소명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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