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증권사들의 주식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앱의 패권 경쟁이 치열하다. 상위 7개 앱의 이용률이 박빙을 기록하면서다.
다만 은행 등 다른 금융앱과 달리 일상에서의 정기적 이용률은 떨어져 이용 고객을 묶어두기 위한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10일 시장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7월 19개 증권사 앱의 확보고객 비율을 조사한 결과 상위 7개 앱이 4%포인트 차이로 각축을 벌이고 있다.
미래에세증권 M-STOCK이 8.8%로 1위를 차지했고 이어 한국투자증권(7.3%), 키움증권 영웅문S#(6.8%), 삼성증권 mPOP(6.7%), KB증권 M-able(6.5%), 신한 SOL증권(5.1%), NH투자증권 나무증권(4.9%) 등 순위다.
지난 2월 진행된 조사와 비교하면 5위였던 한국투자증권이 2위로 올라섰고 키움증권과 삼성증권의 자리가 바뀌었다. 하지만 모든 증권사 앱이 확보고객 10%를 넘지 못하는 등 언제든 순위가 바뀔 수 있는 수준에서 박빙의 경쟁을 하고 있다.
확보고객 비율은 금융소비자의 행동 특성을 반영한 지표로 ‘정기적으로 이용하거나 생활하는데 필수적으로 이용한다’는 응답 비율이다.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월간 활성이용자수(MAU)와 구분되는 ‘인식적 지표’로서 진성이용자를 확인할 수 있다는데 의미가 있다.
증권사 앱의 확보고객 비율은 관련 조사 시작 이래 한번도 10%를 넘지 못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정기적 이용률이 낮았다. 이는 다른 금융앱들의 확보고객 비율이 최고 30~40%대를 기록하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지난 6월 집계된 금융앱 확보고객 순위를 살펴보면 토스가 49.4%로 가장 높았다. 토스 앱 설치 고객 중 절반은 토스를 정기적으로 이용하거나 생활에 꼭 필요한 앱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다.
은행앱 중에서는 35.3% 확보고객을 기록한 카카오뱅크와 KB국민은행 스타뱅킹이 공동 1위고 이어 신한 SOL뱅크(24.4%), 우리WON뱅킹(16.7%), NH스마트뱅킹(15.7%), 신한 슈퍼SOL(15.5%), 하나원큐(15.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카드사 앱의 경우도 KB Pay(26.3%), 신한 SOL페이(21.5%), 현대카드(21.0%) 등의 순으로 증권사앱 대비 크게 높았다.
업계에서는 타 금융앱 대비 증권앱의 이용률이 낮은 것은 증권업의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상에서 이용 빈도가 높은 은행·카드 서비스와는 달리 증권앱은 주식 투자를 하는 소수의 금융소비자만 이용하기 때문이다. 또 시세 조회나 차트 확인 등 일상적인 서비스는 웹이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 다른 플랫폼에서 가능한 것도 한 가지 요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포털 사이트에서 종목명을 검색하면 실시간으로 시세 조회가 가능하다”며 “굳이 앱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증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MTS 이용률은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증권사들도 MTS 서비스 개선을 통해 고객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2020년 들어 국내 MTS 거래 이용자 비중이 전체 거래수단 중 50%를 넘어서는 등 MTS를 통한 리테일(소매금융) 고객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폭넓은 고객 기반을 지닌 빅테크 플랫폼의 주식거래 서비스가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경쟁을 촉진하는 요소다. 컨슈머인사이트의 이번 조사에서는 제외됐지만 토스와 카카오페이에 탑재된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의 2분기 거래율은 각각 18.8%, 9.9%로 높았다.
증권사들은 MTS에 다양한 투자정보와 인공지능(AI) 기반의 대화형 상담 서비스 등 콘텐츠를 추가해 고객이 앱 내 장시간 머물 수 있도록 했다. 또 사용자 중심의 편리성을 강화하기 위한 UI(사용자 환경)·UX(사용자 경험) 개선도 병행하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해 시각화, 커뮤니티, 게이미피케이션(게임화) 등 다양한 요소를 MTS에 접목하고 있다”며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MTS를 자주 이용하게 할지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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