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의료용 마약류 셀프 처방.금지 법안은 내년 2월 시행
우용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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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1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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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의료용 마약류 의약품의 셀프 처방을 금지하는 법이 내년 2월 시행을 앞두고 있지만 의사들의 셀프 처방 행태가 올해도 차이 없이 이뤄지고 있다.
1일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5월 의사나 치과의사가 마약류 의약품을 본인에게 처방한 경우는 각각 5265명·9940건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의료용 마약류 종류별로 이뤄진 처방 의사 수와 건수를 단순히 합친 것으로 한번 처방 시 여러 종류가 중복되는 경우를 고려하면 실제 인원과 건수는 감소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방식 집계에서 지난해 12개월 동안 1만589명의 의사·치과의사가 2만8948건을 셀프 처방한 것과 비교해 월평균 비율상 증가한 것이다.
2020년부터 올해 5월까지 해마다 본인 투약이 확인된 의사도 1445명에 달했다. 의사가 본인에게 마약류 의약품을 처방·투약할 때는 객관성이 손상될 수 있어 오남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평가된다.
실제 지난해 한 의사가 의료용 마약 진통제인 옥시코돈을 스스로 14만 정이나 처방 후 투약한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옥시코돈의 1일 복용량 최대치는 24정이며 14만정은 옥시코돈을 하루에 440정씩 1년간 복용해야 하는 양이다.
국회는 오남용을 방지하고자 해외 규정 사례를 고려해 의사가 마약·향정신성 의약품을 자신에게 투약하거나 사용할 목적으로 처방하지 못하도록 하는 마약류관리법 개정안을 지난 1월 의결했다. 이 법은 내년 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김미애 의원은 "2020년부터 올 5월까지 매년 빠짐없이 셀프 투약이 확인된 의사가 1400명이 넘는 것으로 파악된 만큼 식약처는 마약류 셀프 처방에 대해 종합적인 점검을 신속하게 실시해야 한다”며 “'사전알리미'와 '마약류 의료쇼핑 방지 정보망'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계속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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