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불 껐다’ 홈플러스, 메리츠금융과 1조원 대 리파이낸싱 합의

박진희 기자 승인 2024.03.22 08:29 의견 0
홈플러스를 인수해 9년 동안 운영해오고 있는 MBK파트너스가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1조원대 리파이낸싱을 받게 됐다. (자료=홈플러스)

[한국정경신문=박진희 기자] 홈플러스를 인수해 9년 동안 운영해오고 있는 MBK파트너스가 메리츠금융그룹으로부터 1조원대 리파이낸싱을 받게 됐다. 이로써 유동성 위기를 넘긴 셈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그룹은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 관련 약 1조 3000억원의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유통 업황 악화로 자금 조달 위기에 빠졌던 홈플러스로서는 급한 불을 끄게 됐고, 메리츠금융그룹 역시 그간 부동산 금융에 쏠렸던 사업구조를 다각화하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리파이낸싱 지원은 계열사 메리츠증권 주관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사모펀드(PEF)인 MBK는 지난 2015년 7조 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했다. 당시 전체 인수금액 중 4조 300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충당한 바 있다. 이번에 메리츠금융그룹이 리파이낸싱을 지원하는 인수금융은 그 일부다. 오는 6월 말 만기 예정인 메리츠증권으로부터의 차입금 3000억원 등이 포함돼 있다.

금리 수준이나 담보 등 구체적인 리파이낸싱 지원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메리츠금융그룹의 대출보다 후순위로 분류되는, MBK가 투자한 전환상환우선주 및 보통주 규모가 3조원이 넘는 만큼 메리츠 측의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MBK는 점포를 매각해 재임대하는 ‘점포 유동화’ 방식 등으로 차입금 규모를 줄여왔다. 그러나 유통 업황 악화와 실적 부진, 부동산 시장 침체까지 겹쳐 차입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에 홈플러스 인수 후 9년째 투자금 회수를 하지 못한 MBK의 유동성 위기론도 불거졌다. 이번 합의로 유동성 확보에 성공하면서 한숨 돌리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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