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도 산다”..HMM, 운임 급등·벌크선 비중 확대 ‘수익성 파란불’

해운운임 호조..영업익 추정치 4배 이상↑
벌크·컨테이너 균형성장 목표..비중 확대
2026년까지 15조 투입..성장동력 마련 가속

이정화 기자 승인 2024.02.28 11:33 | 최종 수정 2024.02.29 11:19 의견 0
김경배 HMM 사장. (자료=HMM)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국내 유일 국적 원양 선사 HMM이 매각 불발에도 안정적 항해를 이어갈 전망이다. 실적 바로미터인 해상운임이 오름세를 타는 데다 벌크선(산적화물선) 비중 확대로 미래 성장기반도 탄탄히 다져가는 모양새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MM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5849억원을 거둬 1년 전보다 94.1% 줄었다. 매출은 8조4010억원으로 54.9% 감소했다.

이번 실적 추락은 세계 해운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하락한 탓이다. SCFI는 2022년 평균 3410포인트에서 작년 1006포인트로 71% 내려갔다.

영업이익률은 7.3%로 세계 최고수준이다. 부채비율도 1년새 25%에서 20%로 낮아졌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특수로 최대 호황을 누렸던 과거의 기저효과를 고려하면 평년 대비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는 평가다.

더욱이 해운운임은 올 1월 12일 기준 2206.03포인트로 올들어 2000대를 유지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SCFI가 홍해 이슈로 상반기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점치고 있다.

명지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HMM 영업이익 추정치를 1356억원에서 7228억원으로 4배 이상 올렸다”며 “홍해를 둘러싼 지정학적 위기가 더 커지면 HMM의 목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MM이 운영 중인 컨테이너선. (자료=HMM)

■ 벌크선 확대로 수익성 강화..2026년까지 55척 확장

긍정적 대외 여건 속 자체 수익성 강화를 위한 행보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벌크선 비중을 키워 압도적인 컨테이너선 의존도를 줄여나간다는 방침이다. HMM은 매출 비중의 80% 이상을 컨테이너선에서 충당해 SCFI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더욱이 벌크선 업황은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HMM의 지난해 벌크부문 영업이익은 186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3.6% 뛰었다. 반면 컨테이너선부문은 운임 하락 여파로 영업이익 3956억원을 거둬 95.9% 줄었다.

HMM은 오는 2026년까지 벌크선을 작년 기준 29척에서 55척으로 90%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김경배 사장도 지난해 7월 기자간담회에서 “컨테이너와 벌크사업의 균형 성장을 이루기 위해 그간 축소된 벌크선 비중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2026년까지 15조원 이상을 들여 성장동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선박과 터미널, 물류 시설, 컨테이너 박스 등 핵심자산에 10조원을 투자한다. 차세대 친환경 연료 등 미래 전략 사업에는 5조원을 들인다.

HMM 관계자는 “중장기 투자 전략을 기반으로 컨테이너 부문과 벌크 부문 등 미래 성장 기반 구축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며 “체질 개선에 따른 효율 증대와 수익성 높은 화물 영업 강화 등 꾸준한 노력으로 안정적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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