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보다 케이베뉴에 더 공들이는 알리..“당분간 직접 검수”

케이베뉴 韓판매자 수수료 면제 등 파격 혜택
오픈마켓형 케이베뉴 활성화..11번가 인수 가능성↓
도매몰 1688닷컴 국내 직진출 가능성도

최정화 기자 승인 2024.02.09 07:00 의견 0
알리익스프레스 셀리입점 신청 버튼 (자료=알리익스프레스)

[한국정경신문=최정화 기자] 11번가 재매각 대상으로 큐텐과 함께 알리익스프레스가 또 다시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알리익스프레스는 자사 오픈마켓 홍보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알리바바 그룹의 해외직구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는 한국 상품 판매 채널인 오픈마켓형 케이베뉴(K-venue) 활성화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 7일 케이베뉴를 통해 한국 판매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알리익스프레스가 한국 판매자를 공개 모집하는 것은 처음이다.

특히 한국 판매자에게는 당분간 입점 수수료와 판매 수수료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케이베뉴 판매자에게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며 마케팅 비용을 들이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의 셈법과 속내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는 “한국 시장과 한국 판매자와의 상생을 도모하고자 많이 고민해왔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더 많은 한국 파트너와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케이베뉴는 판매자가 직접 운영하는 공식스토어로 지난해 10월 론칭했다. 전 상품 국내배송으로 진행되며 입점 신청 시 회사 측이 판매할 상품을 직접 검수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고질적 문제인 품질관리 차원에서 검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케이벤지에는 LG생활건강과 한국피앤지, 유한킴벌리, 깨끗한나라 등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관계자는 “케이베뉴는 판매자가 직접 배송하는 형태인 오픈마켓 형태를 지향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티몬 등 소셜커머스처럼 판매자들 상품을 검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직 초기 단계라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알리익스프레스가 케이벤지와 유사한 사업형태인 11번가 인수 가능성에 물음표가 찍힌다.

레이 장 대표는 지난 12월 6일 열린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 발표 기자간담회’에서도 11번가 인수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날 레이 장 대표는 11번가 인수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계획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우선적인 완수 목표는 소비자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알리익스프레스에 에너지를 쏟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매우 특별한 시장이며 한국 소비자들은 하이퀄리티, 비주얼, 심미함 등을 추구하며 양질의 상품을 좋은 가격에 구입하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것으로 봤다”면서 “한국 이커머스 시장은 특별히 돋보이는 우위기업은 존재하지 않고 다양한 채널들이 경쟁하는 구도이며 ‘절대왕좌 없는 시장’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지적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최정화 기자)

리테일 분석 서비스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알리익스프레스 앱 사용자 수는 707만명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343만명)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알리바바그룹의 B2B(업체 간 거래) 쇼핑 플랫폼인 1688닷컴이 한국어 사이트를 열고 한국 직진출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알리바바 측은 “현재로서는 그럴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1688닷컴은 도매업자를 대상으로 물품을 대량 공급하는 플랫폼으로 일반적인 제품 단가가 알리익스프레스보다 더 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4일에는 2024 강원동계청소년올림픽 공식 파트너로 참여하며 굿즈 관련 상품 판매 스토어를 단독 론칭하기도 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작년에만 마케팅과 물류 등에 1000억원을 투자했다. 올해는 한국에 공급·물류·서비스 거점을 확대하는 등 한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어 국내 이커머스 생태계에 변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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