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러 외무차관에 북러 군사협력 경고..“러, 책임 있는 행동해야”

하재인 기자 승인 2024.02.04 15:52 의견 0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이 지난 2일 방한해 외교부 고위급 인사들과 면담하며 한러 양국 현안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정세에 대해 협의했다. 사진은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 차관.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하재인 기자] 정부가 지난 2일 방한해 외교부 인사들과 면담한 러시아 외무차관에게 러시아의 책임있는 행동을 촉구하며 북러 군사협력을 경고했다.

4일 외교부에 따르면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은 지난 2일 방한해 외교부 고위급 인사들과 면담했다.

아·태 담당 차관은 러시아 외교부에서 한러관계와 북러관계를 담당한다. 한국 외교부 차관보와 함께 한러 정책협의회 수석대표를 맡고 러시아 북해 6자회담 수석대표를 겸한다.

이날 루덴코 차관은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김홍균 1차관을 예방하고 정병원 차관보와 만나 양국 간 현안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정세에 대해 협의했다.

외교부는 루덴코 차관에게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엄중한 입장을 전달하고 러시아 측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러시아 내 국내 국민과 기업의 정당한 권익이 침해되지 않는 러시아 측 협조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루덴코 차관은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러 북핵수석대표 협의도 실시했다.

김 본부장은 한러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한반도와 유럽의 안보를 위협하는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정부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러시아가 북러 군사협력을 즉각 중단하는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상 의무를 철저히 준수할 것을 요구했다.

이번 루덴코 차관 방한은 북한의 ‘핵 선제 사용 법제화’를 비판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인 현지시간 1일 ‘노골적으로 편향됐다’고 비난한 사실이 알려진 당일 이뤄졌다.

앞서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이 편향적이라고 말한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 언급과 관련해 지난 3일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를 외교부로 초치했다.

정병원 외교부 차관보는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의 언급에 대해 항의했다.

정 차관보는 “진실을 외면한 채 무조건으로 북한을 감싸면서 일국 정상의 발언을 심히 무례한 언어로 비난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러시아의 비난이 한러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다만 루덴코 차관의 외교부 인사 예방·면담은 자하로바 대변인 발언이 발표되기 전에 이뤄졌다. 앞서 한러 양국은 루덴코 차관 방한을 지난해 9월말에 성사되도록 조율했지만 일정이 늦춰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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