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전쟁, 미·이스라엘 간 이견..“저강도 전환” VS “계속 싸울 것”

하재인 기자 승인 2023.12.15 09:29 의견 0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요아브 갈라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을 만나 하마스와의 전쟁 상황을 논의했다. 사진은 왼쪽부터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자료=이스라엘 총리실. 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하재인 기자] 미국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관련해 이견을 보이고 있다.

15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현지시간 14일 이스라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라트 국방부 장관을 만나 하마스와의 전쟁 상황을 논의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회담 이후 이스라엘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진행 중인 고강도 군사작전을 더 정말하고 제한적인 단계로 전환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의 대화가 건설적이었고 전략적 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조치에 대해 양측 간 넓은 범위의 의견 수렴이 있었다는 언급도 했다. 전환 시기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설리번 보좌관이 가까운 미래에 고강도 작전에서 저강도 작전으로 전환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전쟁을 새로운 단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고강도 전쟁은 살상무기를 동원해 적과 전쟁을 벌이는 경우를 의미한다. 저강도 전쟁은 직접적인 군사적 타격 대신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심리적 수단으로 싸우는 전쟁 양상이다.

행정부 고위당국자를 인용한 CNN 방송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에 수 주 안 또는 가능할 경우 연내에 저강도 작전으로 전환하기를 바란다는 신호를 보냈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일련의 회담에서 저강도 전쟁으로 전환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이스라엘의 가자 공격과 관련해 초기 계획에 문제가 있다는 점에 대해 상세히 토론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저강도 전쟁 전환 시점에 대해서는 “누구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지상전을 종료하고 정밀 타겟으로 옮겨가는 것이 한 분기점이 될 것이며 하마스와 같은 적을 상대하는 상황에서 시점을 언급하기는 무책임하다”라고 답했다.

이스라엘군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하마스 지하터널 해수 침수작전에 대해서는 “이스라엘 입장에서는 매우 전술적인 문제”라며 “현재 터널에서 수백 개의 출구를 발견했으며 이 터널의 출입을 막기 위해 일부 터널을 해수로 막는 것을 포함해 몇 개의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제거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지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네타냐후 총리가 설리번 보좌관에게 하마스가 제거되고 절대적인 승리를 거둘 때까지 계속 싸울 것이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요아브 갈라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설리번 보좌관과의 회담에서 하마스가 10년 넘게 지하와 지상의 인프라를 구축했다며 하마스 격퇴에 수개월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3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의 지지를 잃기 시작했다고 언급했다. 이후 지난 14일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을 지지하지 않더라도 하마스와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15일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행정수도인 라말라를 방문해 마무브 아바스 팔레스타인 수반을 만날 예정이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오는 16일 이스라엘을 포함한 중동 국가를 찾아 대책 논의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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