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침체' 금호석화에 새바람..친환경·고부가가치·기술 개발 '박차'

이정화 기자 승인 2023.09.28 07:00 의견 0
금호석유화학이 지난 2분기 매출액 1조5781억원과 영업이익 1079억을 거둬 전년보다 각각 29.7%, 69.5% 줄었다. 사진은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제2공장. (자료=금호석유화학)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금호석유화학이 신성장 사업 투자 확대로 시장 침체를 뚫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2분기 매출액 1조5781억원과 영업이익 1079억을 거둬 전년보다 각각 29.7%, 69.5% 급감했다. 이로써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2381억원으로 1년 전보다 70.4% 줄었다.

이런 실적 악화는 주력 제품인 위생장갑 소재 NB라텍스의 판매량이 수요 약세로 줄면서 극대화했다. 시장 내 공급업체의 경쟁 심화도 지속됐다. 특히 NB라텍스의 공급과잉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이처럼 전방 수요의 개선이 이뤄지지 않자 신사업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친환경·고부가가치·기술 개발이 핵심 키워드다.

주요 사업인 NB라텍스의 경우 하반기 중 자연에서 분해되는 생분해성 시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에는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탄소 감축을 줄인 '그린 NB라텍스' 시제품을 공개한다.

최근에는 기존 장갑보다 더 가볍고 인장강도가 높은 ULG(초경량 장갑)용 NB라텍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계속해서 품질을 높여 고부가가치 NB라텍스 라인업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 성장에 맞춰 탄소나노튜브(CNT) 제품 다변화와 품질 향상에도 속도를 낸다. CNT는 이차전지의 전기와 전자의 흐름을 돕는 도전재로 쓰인다. 배터리 수명과 용량을 늘릴 수 있어 핵심 배터리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또 합성수지 부문에서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을 신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삼기로 했다. EP는 성형 가공성과 내충격성, 내열성 등 물성이 우수한 고부가가치 합성수지다.자동차 부품이나 정밀기계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될 전망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자사의 기존 합성수지 제품인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스티렌) 및 PS(폴리스타이렌) 등과 혼합할 수 있는 EP 제품을 중심으로 고기능성·경량화 소재가 필요한 전기자동차용 제품 연구와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아울러 버려진 폴리스티렌(PS)을 열분해시켜 얻은 재활용 스티렌을 합성고무의 원료로 활용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기술 개발과 연구 투자도 적극적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올 상반기 R&D 비용으로 282억3900만원을 들였다. 전년 동기보다 18.27% 늘었다. 매출 대비 R&D 비용 비중도 0.74%에서 0.86%로 뛰는 등 친환경 고부가 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소비 회복이 이뤄지지 않으면 석유화학 업체들의 실적도 반등하기 어렵다'며 "업황 예측이 어려운 만큼 불황 속에도 미래 성장 전략으로 R&D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리오프닝 이후에도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석유화학 업체들의 저율 가동을 통한 공급 축소 노력에도 공급 부담은 여전하다"며 "업황 회복이 가속하려면 중국 중심의 가파른 수요 개선이 나타나야 한다"고 분석했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3분기에도 제품 수요와 시장 가격 약세가 전망된다"면서도 "고부가제품 판매 확대로 수익성을 방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