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미국서 '훔치기 좋은 차' 오명..차량 절도 급증에 '완전성 확보' 박차

미 37개 도시 '차량절도' 33.5%↑..현대차·기아 영향
"훔치기 쉬운 차량 판매"..샌디에이고 등 소송 제기

이정화 기자 승인 2023.07.21 09:37 의견 0
미 37개 도시에서 상반기 차량 절도 범죄가 전년 동기보다 33.5% 증가한 가운데 현대차·기아 대상 절도 범죄가 큰 이유로 지목됐다. 사진은 현대차그룹 양재 본사. (자료=현대자동차그룹)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이른바 '절도 챌린지'의 타깃이 되면서 미국의 차량 절도량 급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싱크탱크 형사사법위원회(CCJ)는 20일(현지시간) '미국 도시들의 범죄 추세'라는 제목의 반기 보고서를 냈다. 미 37개 도시에서 상반기 차량 절도 범죄가 전년 동기보다 33.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CCJ는 보고서에서 "범죄 증가의 대부분은 기아와 현대차 모델에 대한 절도의 결과"라면서도 "이들 차종이 주요 타깃이 되기 전부터 (차량 절도) 범죄율은 이미 상승 추세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틱톡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서는 현대차·기아 차량을 절도하거나 절도 당한 영상들이 퍼졌다. 관련 영상에서는 "현대? 더 쉽게 훔칠 수 있다" 등의 글과 함께 특정 차량을 훔치는 법을 알려주는 틱톡 챌린지가 열리기도 했다. 이후 해당 모델의 절도 피해가 급격히 뛰었다.

상황이 이러니 뉴욕시도 현대차와 기아를 상대로 최근 소송을 냈다. 도난당하기 쉬운 차량을 판매했다는 내용의 소장을 맨해튼 연방법원에 제기했다.

뉴욕시는 현대차와 기아가 절도 당하기 쉬운 차량을 팔아 미국법상 의무 태만 등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금액이 특정되지 않은 보상과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샌디에이고와 볼티모어, 클리블랜드, 밀워키, 시애틀 등도 이런 이유로 같은 시기 현대차와 기아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미니애폴리스 경찰국의 개릿 파튼 경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차량 절도가 전년 대비 급증한 것은 기아와 현대차가 훔치기 쉽다는 사실 때문"이라며 "미니애폴리스에서 올해 들어 차량 절도가 68% 급증했지만 현대차와 기아를 제외한 나머지 메이커들의 차량 절도는 작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현대차와 기아 미국법인도 대책을 내놨다. 도난 위험 차량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 설치해주거나 스티어링휠(운전대) 잠금장치를 배포했다. 지난 5월에는 관련 집단소송을 해결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모든 제품의 품질과 완전성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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