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3년/IRA 효과] ③정유사가 꼭잡은 동앗줄..'SAF' 어떤 효과?

IRA "SAF에 갤런당 1.75달러 세액 공제"
EU "SAF 도입 의무화..2050년 비율 70%"
정유업계, 생산설비·원료 공급망 구축 가속

이정화 기자 승인 2023.05.30 12:43 의견 0
국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GS칼텍스)가 바이오항공유(SAF)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정유업계가 바이오항공유(SAF) 시장 공략 초석을 놓고 있다. SAF 보편화에 대한 대응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법에 따른 세제 혜택을 둘러싼 사업 경쟁이 후끈 달아오를 전망이다.

30일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SK에너지(SK이노베이션의 석유사업 자회사)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사의 항공유 수출 비중은 18%다.

핵심 수출 품목인 만큼 업계에서도 SAF 분야에 방점을 찍고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AF는 폐식용유와 생활 폐기물, 동물성·식물성 기름 등 친환경 연료로 만들어진 항공유의 한 종류다. 탄소중립과 친환경 시대에 수요 증가는 시간 문제다.

더욱이 유럽연합(EU)이 최근 SAF 도입을 의무화하는 '리퓨얼EU' 법안을 최종 합의하면서 사업 확대를 부추겼다. 당장 2025년부터 기존 항공유에 SAF가 최소 2% 이상 섞여야 한다. 비율은 ▲2030년 6% ▲2035년 20% ▲2050년 70%로 점차 높아진다.

미국이 IRA에 따라 세제 혜택을 주는 점도 추진력을 더한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미국에서 사용·판매되는 SAF에는 갤런당 최소 1.25~1.75달러의 세액 공제가 적용된다.

김재백 IATA(국제항공운송협회) 한국지사장도 최근 '항공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국회 토론회'에서 "SAF를 사서 써야하는 상황이 되면 국제 경쟁력에 밀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시설 확충을 위해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SAF 확대 필요성이 다방면으로 제기되면서 정유업계도 트렌드에 발을 맞추고 있다. SAF는 '친환경 정유사' 타이틀을 지키는 동시에 IRA 수혜와 견조한 항공유 수출 비중을 유지하는 효과를 불러올 전망이다.

특히 HD현대오일뱅크는 가장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지난 2021년 6월 대한항공과 '바이오 항공유 제조 및 사용 기반 조성 협력을 위한 협약'을 맺고 SAF 개발에 돌입했다.

연내 대산공장 1만제곱미터(㎡) 부지에 연산 13만톤 규모의 차세대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도 조성한다. 오는 2024년에는 대산공장 내 일부 설비를 수소화 식물성 오일(HVO) 생산설비로 전환해 차세대 바이오 항공유를 생산하다는 방침이다. 원료 조달이 용이한 동남아 현지 공장 구축도 검토한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콤플렉스에 SAF 생산 설비를 신설한다. 또 미국 펄크럼을 통해 바이오에너지 사업을 펼친다. 작년 펄크럼에 260억원을 투자한 이후 생활 폐기물을 활용한 합성 원유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정유사들도 빠르게 뛰고 있다. GS칼텍스는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함께 인도네시아에 바이오 디젤 공장을 세우고 있다. 두 회사는 현지 디젤 공장을 중심으로 바이오 항공유 등 차세대 바이오 연료 사업에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에쓰오일도 지난 2021년 삼성물산과 친환경 수소 및 바이오 연료 파트너십 협약을 체결했다. 바이오 디젤과 항공유 사업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해외 인프라를 활용한 원료 공급망 구축과 생산 등을 이어간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SAF 사업 확대는 IRA 법안에 적극 대응하고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단순 정유사업 구조를 탈피하는 차원"이라면서 "전세계적인 탄소감축 흐름에 따라 SAF 사용량은 계속해서 늘어나겠지만 가격이 기존 항공유보다 비싸고 초기 시장인 만큼 제도적 기반과 지원이 구체화되면 사업 전개가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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