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성과급 말말말④]SK이노베이션, 뿔난 여론에 성과급 규모 고심

"고유가 맘 졸일 때 호실적" 비판↑
김 부회장, 사회공헌·고객행복 강조

이정화 기자 승인 2023.01.31 11:10 | 최종 수정 2023.02.01 09:25 의견 2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SK이노베이션이 풍성한 성과급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져 보통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하지만 고유가로 힘들 때 정유사만 돈 벌어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는 따가운 시선도 만만찮다.

31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작년 3분기 누적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58조9201억원, 4조6822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77.84%, 159.56% 늘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2조3769억원으로 605.10% 급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글로벌 수급 차질로 고유가가 이어지고 수출 단가 또한 상승한 영향이다. 석유 소비 회복세와 정제마진 강세도 빛나는 실적에 힘을 보탰다.

대규모 성과급이 예상된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성과급 규모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업계에서는 깜짝 실적에 맞는 두둑한 보상을 내다보지만 소비자들은 벌써부터 단단히 뿔이 난 모양새다. 고유가로 맘 졸일 때 최대 실적을 거둔 정유사들이 대규모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건 호화판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유가 로또 맞았네", "피땀 흘리는 노력과 열정으로 성과 올린 거면 모르겠는데 그거 아니잖아", "필수 자원 산업으로 돈 벌려면 횡재세 형태가 아니더라도 어느정도는 걷어야지", "노동자 성과급은 건드릴 영역이 아니고 기업이 초과 이익 일부를 뱉어내는 게 맞을 듯", "아는 형 SK이노 다니는데 밥 사달라 해야지" 등 냉랭한 반응이 줄을 이었다.

김 부회장의 '고객 행복' 가치관이 재조명되는 이유다. 그는 사장 시절인 2020년 사내 뉴스룸에 올린 칼럼에서 "혁신 DNA를 바탕으로 친환경 회사로 거듭나고 고객과 사회 모두의 행복을 만드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고객의 행복을 만들고 고객을 확장해 변화하는 요구에 부응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면서 지속가능한 행복이 창출되는 것 아닐까 한다"고 언급했다.

이밖에도 김 부회장은 그간 전국 곳곳을 직접 발로 뛰며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거나 재해 피해 지역에 나무를 심고 기부하는 등 시민 곁에서 '행복 나눔'을 적극 실천해왔다.

이 결과 지난해 사회성과는 전년보다 33% 늘어난 1656억원을 거뒀다. 이는 기업과 이해관계자들이 사회에 직간접적으로 기여한 성과 등을 화폐 단위로 나타낸 것이다. 사회성과는 노동, 동반성장, 사회공헌, 기부, 봉사활동 등을 포함한다. 앞서 김 부회장은 이같은 성과를 지속 확대하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최근 시민들은 고유가 시대를 맞아 난방비 폭탄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김 부회장이 뜨거운 비판 여론을 어떻게 받아들일 지 관심을 모은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있지만 전국민의 반응이 비판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국내 소비자들 상대로 폭리를 취하지도 않았고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 수출로 외화를 많이 벌어들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은) 성과급 규모도 확정이 되지 않은 상태라 잔치를 벌인다는 말은 단언코 맞지 않는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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