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아이폰 15에 USB-C 탑재되나..EU, 2024년까지 탑재 의무화

이상훈 기자 승인 2022.10.06 07:21 | 최종 수정 2022.10.08 02:01 의견 0
라이트닝 단자를 장착한 아이폰 14 [자료=애플]

[한국정경신문=이상훈 기자] 이르면 내년부터 아이폰에 USB-C 단자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이 2024년까지 소비자용 전자제품에 USB-C 단자 탑재를 의무화하는 법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외신에 따르면 2024년 말까지 EU에서 판매되는 모든 휴대전화, 태블릿 및 카메라에는 USB-C 충전단자가 탑재돼야 한다. 2026년 봄부터는 노트북도 USB-C 단자를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이 법률은 4일 유럽의회 본회의에서 찬성 602표, 반대 13표, 기권 8표로 채택됐다. EU는 이와 관련해 "이 새로운 법은 전자 폐기물을 줄이고 소비자들이 더 지속 가능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광범위한 EU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이로써 소비자들은 새로운 전자제품을 구입할 때마다 제각각이던 충전기로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 규격화된 USB-C 단자를 지원하는 충전기로 대부분의 소형 가전을 충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디지털 카메라, 헤드폰, 휴대용 비디오 게임 콘솔, 휴대용 스피커, 전자책, 키보드, 마우스, 휴대용 내비게이션 시스템, 노트북 등 제조사에 관계없이 최대 100W 전력 공급으로 작동하는 모든 기기는 USB-C 단자를 장착해야 한다.

EU는 또 2024년 말까지 소비자와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무선충전과 관련된 상호운용성 요건을 강화해 소비자가 특정 제조사의 기술에 종속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EU의 이 같은 결정에 직접적인 변화를 겪게 될 곳은 애플이다. 사실상 안드로이드 진영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은 대부분 USB-C 단자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직 애플만 아이폰에 독자 규격인 라이트닝 단자를 고수하고 있지만 유럽에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이제 범용적인 USB-C 단자로 변경해야만 한다.

애플의 라이트닝 단자 포기는 예견돼 있었다. 2018년에 출시된 아이패드 프로부터 점진적으로 USB-C 단자를 채택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USB-C 단자를 달아달라는 요구사항은 무수히 많았다. USB-C 단자는 위·아래 구분 없이 연결할 수 있고 전력 공급이나 데이터 전송 속도 등 모든 면에서 탁월했기 때문이다.

다만 애플은 지금까지 라이트닝 단자를 고수하면서 서드파티 액세서리 인증인 MFi(Made for iPhone, iPad, iPod)를 적용해왔고 이미 수많은 스피커, 케이블, 헤드폰 등에 라이트닝 단자를 적용해왔기에 쉽사리 바꿀 수 없었다.

새로 통과된 법안에 따르면 늦으면 2024년인 아이폰 16부터 라이트닝 단자가 빠지고 USB-C 단자가 적용될 것으로 보이지만 애플은 신제품을 출시하며 기존 제품의 가격을 인하해 판매하는 전략을 취했던 만큼 이르면 2023년 제품인 아이폰 15부터 USB-C 단자가 적용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래야만 아이폰 15 판매 시점에 라이트닝 단자를 장착한 아이폰 14를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EU의 이 같은 조치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판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라이트닝 단자가 사라지면 아이폰에 대한 접근성이 쉬워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8월 발의한 '동의 없는 통화 녹음 처벌법(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거나 애플페이의 국내 상륙이 본격화되면 아이폰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