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을 공시한 보험사들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전분기보다 17.1~67.1%포인트 낮아졌다. 자료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RBC 비율 변동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한국정경신문=윤성균 기자] 보험사들의 재무 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재무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이 줄줄이 급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적을 공시한 보험사들의 RBC 비율은 전분기보다 17.1~67.1%포인트 낮아졌다.
RBC 비율은 보험계약자가 일시에 보험금을 요청했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을 제때 지급할 할 수 있는 능력을 수치회한 것이다. 보험업법에서는 100% 이상을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권고한다.
KB금융지주 계열 푸르덴셜생명의 올해 1분기 말 RBC 비율은 280.7%로 전 분기 말보다 61.7%포인트 떨어졌다.
신한라이프는 RBC 비율이 지난해 4분기 말 284.6%에서 올해 1분기 말 255.0%로 29.6%포인트 떨어졌고 하나생명도 이 기간 200.4%에서 171.1%로 29.3% 하락했다.
KB손해보험은 179.4%에서 162.3%로 악화돼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에 근접했다.
1분기 만에 보험사의 RBC 비율이 급격히 악화한 것은 금리 인상에 따라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된 채권의 평가이익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채권 계정 분류 현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장기 국고채 금리가 10bp(1bp=0.01%포인트) 오르면 RBC 비율이 1~5%포인트 하락한다는 것이 증권가의 전망이다.
국채 10년물 금리가 작년 말 2.25%에서 3월 말 2.97%로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올해 1분기 말 RBC 비율이 보험사에 따라 크게는 30%포인트 넘게 빠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50%에 미달한 보험사는 최근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된 MG손해보험이 유일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공개된 RBC 비율 동향을 보면 권고 수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보험사들이 더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은 RBC 비율 방어와 내년 새 자본규제 대응을 위해 채권 재분류, 후순위채 발행, 신종자본증권 발행, 유상증자 등으로 자본확충에 나섰다.
3월 이후 메리츠화재, DGB생명,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NH농협생명, 흥국생명 등이 신종자본증권 또는 후순위채를 발행하거나 계획에 있다.
NH농협생명과 DGB생명은 각각 6000억원과 3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