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삼척시 원덕읍과 경북 울진군 북면 경계 옛 7번 국도 주변 산림이 불길에 휩싸여 있다.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동해안 산불이 일주일 넘게 이어지면서 현장의 피로감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주민들의 구호와 피해 복구를 돕기 위한 기업들의 발걸음이 적극적이다. 성금 모금부터 생필품과 임시 거처까지 제공하는 등 모든 자원을 총동원한 복구 속도전이 펼쳐진 것이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전날 동해안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로 고통을 겪는 주민들을 위해 긴급 구호성금 3억원을 전달했다. 이번 성금은 ㈜효성을 포함해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이 그룹 차원에서 함께 손을 모았다.

조현준 효성 회장도 "갑작스러운 산불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에게 위로를 전한다"며 "이른 시일 내에 피해가 복구되길 바란다"고 위로를 표했다.

실제로 동해안 산불 현장에서는 하루 평균 수백명에 달하는 진화 인력이 일주일째 불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 거처를 잃은 이재민의 고통을 달래려는 기업들의 손길도 눈에 띈다.

LG는 성금 20억원을 전달하고 이재민에 LG생활연수원을 임시 거처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 연수원은 경북 울진에 자리한 휴양 시설로 167개의 독립 객실을 갖췄다. LG전자는 대피소에 세탁기·공기청정기 등 가전제품을 지원하고 LG생활건강은 이재민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위생 용품과 생필품을 지원했다.

또 현대자동차그룹은 성금 50억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전달했다. 피해 지역 차량 소유 고객에 무상 점검은 물론 화재 피해 차량 입고 시 수리 비용도 최대 50% 깎아 주기로 했다.

삼성 역시 삼성전자·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삼성생명·삼성화재·삼성물산 등 8개 계열사가 참여한 가운데 구호 성금 30억원을 기부했다. SK그룹은 성금 20억원을 기탁하고 생수와 담요·핫팩 등 긴급 구호 물품도 제공하고 있다.

이어 포스코그룹은 성금 20억원을 기부하고 세면도구·이불·햇반 등 생필품으로 짠 '산불 피해 주민 긴급 구호 키트'를 울진군에 전달했다. 산불이 진화되면 임직원 봉사단도 파견할 방침이다.

한화그룹도 ㈜한화·한화솔루션·한화토탈·한화생명·한화건설·한화손해보험 등 6개사가 참여한 가운데 성금 10억원을 맡겼다. GS그룹은 성금 10억원을 기탁했다. 현대중공업그룹도 성금 10억원을 기부하고 현대건설기계와 현대두산인프라코어 등 주요 계열사는 굴착기를 지원하기도 했다.

이처럼 하루가 머다하고 이어지는 나눔의 손길에 현장에서 고생하는 소방대원과 자원봉사자, 삶의 터전을 잃고 힘든 이재민들도 마음의 위로를 조금이나마 얻을 것으로 보인다. 재계의 온정의 손길은 산불이 완전 진화되고 주민들이 일상으로 회복할 때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번 산불의 피해면적이 여의도 면적의 83배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규모인 만큼 막대한 추가 피해를 막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기업들도 각자 후원금을 기탁하거나 생활용품 지원, 봉사단 파견 등 다양한 방법으로 돕고 있다"면서 "향후 산불이 진화돼도 기업들이 피해 지역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힘을 보탰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