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베트남' 또는 첫 진출 '미얀마'..보험사, 속도 내는 동남아시장 개척

신한생명, 베트남 법인설립 인가 획득..내년 출범 목표
교보생명 "하반기 미얀마 진출...차질 없도록 노력"
"동남아 시장은 업계 블루오션...진출 흐름 이어질 것"

이정화 기자 승인 2021.02.22 13:03 의견 0
신한생명 본사 [자료=신한생명]

[한국정경신문=이정화 기자] 국내 보험사들이 해외시장 개척지로 동남아시아를 겨냥하고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베트남·미얀마 등 시장 선점 가능성과 미래 경쟁력을 갖춘 신남방 지역으로의 진출을 줄줄이 예고하면서 업계의 동남아 시장 경쟁이 본격화 할 전망이다.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생명은 오는 2022년 베트남 법인을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한국계 생보사가 베트남에서 법인 설립 인가를 받은 건 2008년 이후 13년 만이다.

신한생명은 지난해 12월 자본금 1억달러(약 1100억원)를 예치하는 등 재무안정성 확보에 노력을 기울인 바 있다. 현지에서 이 같은 자본 규모를 인정해 인가를 적극 허용했다는 설명이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지난해 예치한 자본금이 법인 설립에 필요한 평균 자본금을 훨씬 상회해 인가를 받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베트남은 한국과 가까우면서도 성장 여력이 높은 시장이고 신한은행도 현지에서 워낙 잘하고있어 이를 토대로 신성장동력을 모색하게 됐다"고 말했다.

교보생명도 동남아 시장에 깃발을 꽂을 태세다. 지난해 미얀마 현지에 주재사무소를 설치한데 이어 올 하반기에는 합작법인(JV)을 설립해 보험 판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미얀마는 인도양과 태평양을 잇는 신남방 지역의 경제적·지정학적 요충지로 평가받고 있다. 국민 평균 연령이 30세를 웃돌고 소득 증대로 보험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현재 미얀마에 진출해 있는 국내 보험사는 DB손해보험인데, 생보업계에서는 교보생명이 첫 주자가 될 전망이다. 미얀마 시장을 가장 먼저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미얀마를 시작으로 향후 아세안이나 인도 등 신남방 지역을 비롯해 고객 확보가 가능한 국가로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얀마는 집권 군부가 지난 1일 쿠데타를 공식 선언하면서 시위대와의 대치가 격렬한 상황이다.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금융사들이 사업을 전개하기 불안한 시기인 것. 이에 DB손보와 교보생명은 현지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현재 미얀마가 쿠데타 사태로 위험한데, 주재소에 우리 직원 1명이 현지서 재택근무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파견된 UN 산하기구가 주재사무소를 도와주고 공조하는 등 사업 리스크를 줄이고 있고, 현지 파트너스사와 법인 설립 논의를 계속하는 만큼 진출에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지만, 현지 상황에 따라 출범 시기는 유동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사들은 무엇보다 성장 가치가 높은 동남아 시장을 계속해서 두드릴 전망이다.

삼성생명은 최근 3년간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태국 법인을 토대로 동남아 시장 확대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CEO 직속 해외신성장팀을 신설하는 등 잠재력 높은 동남아 시장 진출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국내 생보사 중 최초로 베트남 법인을 설립했다. 이후 인도네시아와 중국 등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선 바 있다. 지난해 베트남에서만 전년보다 40% 오른 200억원 순익을 달성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보험사들이 국내에서 코로나19로 줄줄이 '불황형 흑자'를 거두면서 해외 사업이 좋은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며 "국내에서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동남아같은 신흥국 시장은 꾸준히 블루오션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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