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이마트, SK와이번스 인수는 정용진 부회장의 '미래 구상' 첫발

‘재미와 즐거움’ 관련 투자 일환..MZ세대 확보 등 시너지 효과 기대

박수진 기자 승인 2021.01.26 10:05 | 최종 수정 2021.01.27 10:29 의견 0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자료=신세계그룹]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신세계그룹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가 프로야구단 SK와이번스를 인수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이마트를 통해 SK와이번스를 품에 안고 야구장과 테마파크를 중심으로 한 마케팅 강화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SK텔레콤은 이번달 중 SK와이번스 인수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방침이다. 전날(25일) 신세계 그룹은 “SK텔레콤과 프로야구를 비롯해 한국 스포츠 발전 방향에 대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자세한 내용은 (협의가) 완료되는 대로 상세히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인수 방식, 가격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앞서 포브스코리아가 두산베어스 구단가치를 1907억원(시장 가치 370억원, 경기장 가치 1009억원) 수준으로 산정한 점을 감안하면 SK와이번스 몸값도 2000억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SK와이번스는 SK텔레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는 현재 삼성라이온즈 지분 14.5%를 보유 중이다. 이번 SK와이번스 인수 작업을 통해 해당 지분은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수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앞서 정 부회장이 2016년 스타필드하남 개장 당시 향후 유통업의 경쟁상대로 테마파크나 야구장을 지목한 바 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유통업계의 축이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데 속도가 붙으면서 오프라인 채널이 살아남을 수 있는 방안을 ‘재미와 즐거움 추구’로 판단해 관련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로 신세계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와 화성 테마파크 등 ‘체험형 시설’ 개발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프로야구가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 중 하나인 만큼 브랜드 이미지 강화에 긍정적으로 작용될 것이란 관측이다. 무엇보다 프로야구 관중의 60%가 20~30대 관객인 만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확보 등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이베스투자증권 오린아 연구원은 “정 부회장이 2016년 스타필드 하남 개장식에서 향후 유통업 경쟁 상대는 테마파크나 야구장이 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며 “이에 인수가 성사된다면 오프라인 플랫폼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체험·경험 등의 기능을 기존 신세계그룹 유통 채널과 결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 연구원은 “프로야구 관중의 주축이 20~30대 연령층이며 여성 관중 또한 증가하고 있어 향후 소비를 주도할 세대들을 마케팅 측면에서 타겟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SK와이번스는 옛 쌍방울 야구단이 해체되면서 SK그룹이 사실상 인수하는 형태로 2000년 3월 창단했다. 정규시즌 우승 3회, 한국시리즈 4회 우승 기록을 가졌다. 다만 지난해 정규시즌에서는 총 10팀 중 9위를 기록했다. SK와이번스는 2018년 영업이익 9억3000만원, 2019년에는 영업손실 6억1770만원을 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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