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대기업 임원진 '물갈이' 바람 거세다..세대교체·감축·성과주의에 초점

박수진 기자 승인 2020.11.27 15:23 | 최종 수정 2020.11.27 17:04 의견 0
왼쪽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자료=각 사)

[한국정경신문=박수진 기자] 롯데그룹, 현대백화점, 이마트 등 국내 주요 유통 기업들의 연말 인사가 속속 마무리되고 있다.

올해 유통가의 인사 특징은 ▲세대교체 ▲감축 ▲성과주의다. 변화하는 소비 환경의 신속한 대응을 위해 젊은 최고경영자(CEO)를 전면에 배치한 것은 물론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한 인사를 단행했다. 아울러 비대해진 조직 슬림화를 위해 과감한 인력 구조조정도 실시했다.

■ 롯데그룹, 이영호 사장 용퇴 등 임원수 120명 줄여

2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전날 롯데지주를 비롯해 유통·식품·화학·호텔 부문 35개사 계열사의 ‘2021년 정기 임원인사’를 진행했다.

롯데는 이번 인사를 통해 그룹 전체 600여명 임원 중 20%에 해당하는 120여명의 인력을 줄였다. 해당 인사로 인해 롯데그룹의 4개 사업 부문(BU)장 중 식품 BU장이 교체됐다. 롯데그룹의 식품 분야를 이끌었던 이영호 사장은 용퇴하고 신임 식품BU장으로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사장으로 승진했다.

아울러 50대 초반의 젊은 수장도 대거 선임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신임 대표이사는 50세의 박윤기 경영전략부문장이 전무로 승진됐다. 롯데네슬레 대표이사였던 강성현 전무도 50세로 롯데마트 사업부장을 맡게 됐다. 롯데푸드 대표이사에는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을 역임한 51세 이진성 부사장,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이사에는 LC USA 대표이사였던 52세 황진구 부사장이 승진 내정됐다.

또한 롯데는 젊고 우수한 인재들을 조기에 CEO로 적극 배치하기 위해 직급 단계도 축소했다. 임원 직급단계를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줄이고 직급별 승진 연한도 축소·폐지했다.

■ 현대백화점, 성과주의 바탕..젊은 인재 대거 발탁

이보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지난 6일 정기인사를 진행했다. 내년도 경영계획을 조기 수립하고 조직의 안정과 혁신을 동시에 꾀하기 위해 예년에 비해 약 한 달 정도 앞당겼다.

이번 정기 임원 인사는 철저한 성과주의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전문성과 추진력을 두루 갖춘 젊은 인재를 대거 중용해 그룹의 미래 성장을 이끌어 나가는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뒀다는 게 현대백화점 측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현대홈쇼핑, 현대백화점면세점, 현대L&C, 에버다임 등 대표이사가 바뀐 계열사의 경우 60년대생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젊고 역동적인 리더십을 바탕으로 열정적인 조직 문화를 구축했다”며 “불확실한 경영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그룹의 지속 성장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도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내달초 예정 신세계 인사도 성과· 전문성 강화 등 초점

지난달 정기 인사를 실시한 신세계그룹 이마트도 경영 환경 극복과 경영 성과 창출에 초점을 맞췄다. 특히 전문성 강화 및 우수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동시에 온라인 역량 강화와 온오프 시너지 창출, 조직 효율 제고와 신성장 기반 구축에 등에 무게를 뒀다.

아울러 전체적으로 임원수를 축소하는 한편 젊고 실력 있는 인재를 과감히 기용해 인재 육성과 미래 준비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쓱(SSG)닷컴 대표를 겸임해 향후 이마트와 쓱닷컴의 온·오프라인 사업 통합 시너지 창출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세계그룹 백화점부문 정기인사는 내달 초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와 마찬가지로 경영성과 창출과 전문성 강화에 방점이 찍을 것으로 관측된다. 더불어 이마트가 작년 외부 출신 대표이사를 영입해 효과를 봤던 터라 외부 인재 영입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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