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순위, 코로나가 뒤집는다..LG화학 등 '부동의 2위' SK하이닉스 위협

조승예 기자 승인 2020.08.12 09:45 의견 0
지난 11일 기준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순위 (자료=한국거래소)

[한국정경신문=조승예 기자] 코로나19로 코스피 시장 시가총액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부동의 2위 자리를 지키던 SK하이닉스도 앞날을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바이오, 언택트(비대면), 2차 전지 업종의 기업가치가 급격히 높아지면서 LG화학, 삼성바이오로직스, 네이버 등이 바짝 추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기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59조1865억원으로 1위 삼성전자(347조4413억원)에 이어 2위다. SK하이닉스는 2017년 1월 5일 현대차를 제치고 2위에 오른 이후 3년 7개월 넘게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 6개월 동안 시총 3~9위 기업의 순위가 모두 바뀌는 과정에서도 1, 2위 순위는 변화가 없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 당시만 해도 주가가 10만원을 돌파하며 시가총액이 76조4000억원 규모로 커졌다. 당시 3위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34조3000억원)와 두 배 이상의 격차를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최근 6개월간 상황은 크게 변했다. 경기 침체 우려로 SK하이닉스의 주가는 8만원대로 20% 이상 주저앉은 반면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상승세를 주도한 3위권은 시총 50조원대로 올라서며 몸집이 부쩍 커졌다.

특히 LG화학의 상승세가 돋보인다. LG화학은 지난 7일 네이버를 제치고 시총 3위에 올라섰다. 이날 LG화학은 전일 대비 9.71%(6만6000원) 오른 74만6000원으로 마감해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지난 11일에는 2월 대비 80% 넘게 늘어난 53조5089억원을 기록하며 SK하이닉스와 격차를 10% 정도 남겨둔 상태다.

LG화학은 2분기 영업이익 57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 급증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특히 전기차용 2차전지 실적이 주목받았다. 폴란드 생산공장 수율 정상화로 BEP(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하반기에는 추가 수율 개선, 제품 출하량 증가로 전기차용 전지 이익률이 상승할 전망이다.

네이버와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지난 6개월간 오름세를 이어가며 각각 시총 53조1966억원, 51조1680억원으로 SK하이닉스를 위협하고 있다. 

삼성증권 정명지 투자정보팀장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산업의 사이클이 반도체에서 소위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머지 않아 SK하이닉스가 시총 순위에서 5위 밑으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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