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이달 한 푼도 못받았다..노조 "임금 105억 원청 책임"

김수은 기자 승인 2020.08.11 17:08 | 최종 수정 2020.08.12 10:34 의견 2

11일 현대중공업 노조는 울산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청노동자 2600여명의 체불임금 105억원을 직접 지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자료=현대중공업 노조)

[한국정경신문=김수은 기자] 현대중공업이 하청노동자 임금체불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기성금(공사 대금) 문제로 하청노동자들이 이달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11일 밝혔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조와 도장 하청업체 21곳 노동자 2600여명 임금 105억원을 원청인 현대중공업이 직접 지불하라”고 촉구했다.

노조는 "21개 사내하청 업체 대표들이 지난달 말 원청의 7월 기성금 세금계산서 발행 서명을 거부해 이달 10일 해당 하청업체 노동자 월급 전액과 4대 보험료 체납 사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의 임금 체불이 발생한 이유는 지난달 31일 21개 사내하청 업체 대표들이 원청이 발행한 7월 공사대금 세금계산서 서명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하청노동자들의 임금체불과 4대보험료가 체납됐다.

노조에 따르면 “하청업체들은 원청이 지급하는 기성금이 4000만원에서 1억2000만원까지 부족한 실정”이라며 “하청업체들이 이대로는 경영을 못 한다며 서명을 거부해 임금을 못 받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임금 체불은 이달뿐 아니라 지난해 4월에도 발생했다”며 “2년 동안 체불과 체납이 반복돼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들의 고통이 크기 때문에 빨리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헀다.

노조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은 하청노동자 체불임금과 4대보험료를 직접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임금 체불로 생계가 곤란해졌는데 원청은 휴가 타령을 하고 있다”며 “체불 임금 지급은 원청 휴가 기간이 끝난 후인 이달 20일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확실히 지급될 지도 알 수 없기 때문에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공사 대금은 지연 없이 상호 합의된 계약에 따라 정상적으로 지급됐다”며 “원청이 일방적으로 임금을 체불하고 삭감했다는 노조의 주장은 사실 무근”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조선업 불황이 지속된 데다 코로나19 등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일부 협력사의 경영난으로 임금체불이 된 것”이라며 “상생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마련해 협력사들이 경영을 안정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울산고용노동지청 관계자는 “임금 체불에 책임이 있는 원청인 현대중공업과 하청업체 관계자들을 처벌할 것을 고용노동부에 요청했다”며 “앞으로 임금체불이 반복되지 않도록 체불사업장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하고 근본 대책 마련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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