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30조 짜리 역발상'..'포스트코로나' 대비 축구장 7배 평택공장 착공

김수은 기자 승인 2020.08.10 17:33 의견 0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생산 공장 전경 (자료=삼성전자)

[한국정경신문=김수은 기자]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투자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다음달 30조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로 평택 반도체캠퍼스의 3번째 생산라인인 'P3' 공장 착공에 돌입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평택시로부터 P3 공장 1층 건축허가를 받아 기초 토목공사를 진행했다고 10일 밝혔다. 다음 달 P3 공장 전체에 대한 최종 건축허가를 받은 뒤 건물 착공을 시작해 내년 하반기에 준공될 것으로 전망된다.

■ 평택 최대 규모 P3 공장..2023년 하반기 본격 양산

이번에 착공할 예정인 P3 공장은 축구장의 7배 크기로 건축허가 면적은 70만㎡ 규모이다. 반도체 생산라인 2개 층과 사무실 등 부속 동 5개 층 이상을 합친 규모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에 건설하는 6개 라인 중 이번 P3 공장이 가장 면적이 크다.

지난해 완공해 현재 설비를 갖추고 있는 P2 공장보다도 건물 길이는 300m 정도 길어 최장 700m에 달한다. P3 공장은 P2 공장보다 50% 정도 더 큰 것을 고려하면 D램·낸드플래시·시스템반도체를 모두 생산하는 종합 반도체 공장으로 준공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공장은 건물 공사부터 생산까지 대략 3~4년 정도 소요되므로 P3 공장의 양산 시점은 오는 2023년 하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이유는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라이프 스타일 확산으로 반도체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완공한 P2 공장이 아직 가동되지도 않은 시점에 추가 투자에 나선 것은 반도체 기술 초격차를 통해 미래 성장 기회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P2 공장은 올해 12인치 웨이퍼 투입량 기준 2만장 규모의 D램 설비를 구축했다. P2 공장은 올 연말에나 가동될 예정이다. P2 파운드리 및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은 내년 상반기에나 가동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P2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하기도 전에 추가로 P3 공장 신축에 나서는 것은 이례적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P4∼P6 공장 건설에 대비해 평택시에 공업용수 추가 확보도 요청한 상태다.

지난달 30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온양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해 생산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자료=삼성전자)

■ 위기 때 선제적 투자 역발상..미래 성장 원동력

반도체 시장은 공장 준공부터 양산까지 통상 3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업계를 리드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수십 조원의 투자에도 불구하고 양산 시점의 시장 상황에 따라 막대한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경영자의 선견지명과 과감한 결단력이 중요하다.

이번에 단행된 P3 공장 투자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직접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수사와 코로나 위기에도 잇단 현장 경영 행보를 펼치며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 투자를 멈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왔다.

P2 공장 투자 금액이 30조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할 때 P3 공장 투자액은 3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반도체 사업에 14조700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 14조6000억원보다 많은 것으로 하반기에도 비슷한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대규모 P3 공장 투자는 코로나19로 위축된 국내 산업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불확실성이 큰 하반기에도 초격차 유지를 위해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상반기에만 17조1000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대비 6조4000억원이 증가한 것이다. 올해 상반기 반도체 투자는 14조7000억원으로 전체 투자 비중의 85%를 차지한다.

지난 5월 18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중국 시안 삼성 반도체 공장을 찾아 시설을 점검하고 있다. (자료=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비메모리 사업에도 초격차 전략으로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 4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비메모리도 세계 1위가 되겠다”는 의지를 전하며 비메모리 반도체에 133조원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사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 R&D 분야에 73조원, 최첨단 생산 인프라에 60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화성캠퍼스 신규 EUV라인을 활용해 생산량을 증대하고 국내 신규 라인 투자도 추진한다.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스템 반도체 R&D 및 제조 전문 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이 같은 계획이 실행되면 2030년까지 연평균 11조원의 R&D 및 시설투자가 집행되고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42만명의 간접 고용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P3 공장의 설비 반입과 생산 일정, 품목은 반도체 시황을 보고 탄력적으로 결정할 것”며 “중장기적으로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되는 클라우드 등 가격 탄력성이 높은 시장을 중심으로 고객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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