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우용하 기자] 펫보험 전문회사인 마이브라운이 국내 첫 소액단기전문보험사로 출범을 준비 중이다. 이재명 정부도 반려동물 표준수가제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어 펫보험 시장에 대한 활성화 기대가 커진다.

하지만 마이브라운이 단기상품·온라인 채널 중심의 판매 활동에 나서는 만큼 디지털보험사의 문제를 반복할 것이란 목소리도 나왔다. 대형 손해보험사의 시장 공략 행보 속 경쟁력을 갖추는 것 역시 생존을 위한 숙제로 보인다.

국내 첫 반려동물 전문보험사인 마이브라운이 금융위원회의 보험업 본허가를 받은 후 내달 브랜드 출범을 준비 중이다. (이미지=마이브라운)

17일 보험업계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마이브라운의 보험업 본허가를 승인했다. 지난해 9월 예비허가를 받은 후 9개월 만에 보험 시장 진입이 가시화된 것이다.

브랜드 출범은 다음 달 중 이뤄질 전망이다. 초기 자본금은 132억원 수준으로 확인됐다. 삼성생명·삼성화재가 주요 투자자로 참여해 관심을 끌기도 했다.

특히 마이브라운은 소액단기전문보험사로 출범한다. 지난 2021년 금융당국이 소액단기전문보험사 제도를 도입한 후 4년 만에 나온 첫 사례다. 당시 당국은 보험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해당 제도를 마련했다. 보험업 문턱을 낮추기 위해 20억원 이상의 자본금으로도 진출 가능케 한 것이 골자다. 대신 판매 상품은 반려동물보험이나 여행자보험 등 ‘미니보험’을 중심으로 한다.

일각에선 국내 첫 반려동물 전문보험사 출범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까지 더해지면서 펫보험 시장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도 했다.

손보업계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주요 손보사의 펫보험 계약은 약 16만2000건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7만건가량 증가했으나 가입률은 여전히 2% 안팎에 머물러 있다. 주요 선진국 중 스웨덴의 가입률이 40%에 달하고 영국과 일본도 각각 25%, 2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저조하다.

낮은 가입률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보험업계에서 펫보험은 대표적인 블루오션 시장으로 꼽혀왔다. 하지만 잠재성과 달리 시장 활성화에선 어려움을 겪어왔다. 반려동물 진료비에 대한 표준수가가 정해져 있지 않아 보험업계 입장에선 손해율 산정 어려움을 겪어 왔기 때문이다. 병원마다 동일한 진료와 처방에 대한 진료비를 천차만별로 요구할 수 있기에 소비자들은 금전적 부담을 느끼기도 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 동물병원 표준수가제 도입을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공약으로 선보였다. 표준수가제가 도입된다면 반려동물에 대한 진료비 부담은 한층 경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보험료 산정 기준이 명확해지는 만큼 보험업계의 손해율 정확도 개선과 신상품 개발 활동에도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펫보험 활성화에도 마이브라운의 시장 안착까진 여러 어려움이 존재한다. 마이브라운은 출범 후 상품을 온라인(CM) 채널 중심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판매 상품도 단기 미니보험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에 자칫 디지털보험사가 겪어 온 문제를 똑같이 경험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디지털보험사 역시 온라인 채널 영업에 더해 여행·반려동물 등 미니보험 위주의 상품 구성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디지털보험사는 상품 구성과 영업활동의 한계로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일부 디지털보험사는 모회사로 합병되기도 했다.

대형사와의 경쟁도 관건이다. 현재 펫보험 시장 점유율 90%를 대형사가 차지하고 있어서다. 특히 메리츠화재의 점유율은 50%에 달한다. DB손해보험은 올해 펫보험에 대한 배타적사용권을 4개 신청하는 등 적극적인 상품 개발 활동을 펼치는 중이다. 대형사들이 견인하는 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한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펫보험 전문 회사가 대형사 위주의 시장 구조에선 자리 잡기 힘들 수 있다”며 “다만 여행자보험이나 일일보험에서 디지털보험사가 성과를 냈던 것처럼 상품 차별성을 마련한다면 펫보험 활성화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