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미국 제2공장 테스트 생산 중인 모습 [자료=농심]
[한국정경신문=김제영 기자] 김치·라면·간편식 등 우리나라 식품이 세계로 뻗어가면서 K-푸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식품기업은 세계 식품시장으로 영토를 넓히기 위해 현지 생산기지를 가동하고 해외 공략에 속도를 낸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농수산식품 수출액은 전년보다 15.1% 증가한 113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김치 수출액이 15만9900달러로 10.7%, 라면이 67만4600달러로 11.8%, 쌀가공식품은 16만3100달러로 18.1% 증가했다. 신선농산물과 가공식품 모두 상승세로 지난해 수출액은 역대 처음 100억달러를 넘겼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한국을 대표하는 식품 김치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고 12년 만에 무역수지가 흑자를 기록한 것은 상징성이 크다”며 “라면·소스류·쌀가공식품 등 가정간편식도 K-콘텐츠 등 한류 확산과 코로나19로 증가한 수요를 바탕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종가집 오리지널 김치 [자료=대상]
글로벌 시장에서 위상을 높이고 있는 국내 대표 식품기업들은 해외 생산 공장을 통해 현지 공략에 나선다. 미국 등 북중미와 중국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제품 현지화를 통해 교민과 현지인을 모두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농심은 이달부터 미국 제2공장을 본격 가동해 미국 대륙 공략에 속도를 낸다. 제2공장에서 연간 3억5000만개의 라면 생산 능력을 갖춰 미국에서 연간 8억5000만개의 라면을 만들 수 있다. 미국은 물론 멕시코 등 중남미 시장 진출에 힘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북중미 시장에서 오는 2025년까지 지난해 대비 2배 성장한 8억달러 매출을 목표로 세웠다.
농심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생산 물량까지 미국시장에 공급할 만큼 기존 공장의 생산능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며 “미국 제2공장 가동을 발판 삼아 회사 전체 매출 중 해외의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라고 말했다.
대상은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미국 김치 공장을 완공해 김치 세계화에 나선다. 미국 LA공장을 통해 미국 김치 수요에 대응하고 향후 미국을 전초기지로 삼아 유럽과 캐나다, 오세아니아 등 서구권 지역까지 현지화한 김치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LA공장에서 생산되는 김치는 오리지널 전통 김치부터 미국 현지 식문화와 트렌드를 반영한 김치 등 총 10종이다.
대상 관계자는 “과거 미국 내 김치 소비는 90% 이상 현지 한인 위주로 이뤄졌지만 최근 현지인의 비중이 크게 늘어 미국 내에서 보편적인 식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며 “현지 공장으로 글로벌 물류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LA공장이 안정되면 향후 공장을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풀무원 두부 공장 [자료=풀무원]
풀무원은 베이징 2공장을 준공해 중국 전역에 두부 제품 공급을 확대한다. 이번 2공장 준공을 계기로 생산라인을 재배치해 기존 베이징 1공장은 냉장면·파스타 등 신선 HMR 전용 생산 기지로, 2공장은 두부를 중심으로 식물성 지향 제품 생산 거점으로 이원화해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베트남을 거점 삼아 아시아와 유럽 시장을 공략한다. 최근 준공을 마친 베트남 키즈나 공장에서 할랄 전용 생산동을 갖추고 글로벌 식품 인증 등을 통해 가공밥·김치·소스류 등을 생산한다. 키즈나 공장을 통해 해외 수출 물량을 2025년까지 올해보다 3배 이상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현지 공장은 단순 수출보다 해외 경쟁력이 더욱 높아지는 것”이라며 “현지 공장이 있으면 현지 공급량을 확대는 물론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상황 대처나 이해가 빠를 뿐 아니라 현지 공장을 거점으로 다시 해외 수출도 가능해 글로벌 유통망을 더욱 확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