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경신문=서재필 기자] 국내 우유 소비 감소와 해외 멸균우유 수입 확대로 국내 유업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국내 유업계 점유율 1위인 서울우유의 수익성도 비상이 걸렸다.
9일 유업계에 따르면 내년부터 미국과 유럽에서 멸균우유가 무관세로 국내에 들어온다. 수입 멸균우유가 상대적으로 가격경쟁력에서 우위에 서면서 국내 유업계의 돌파구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멸균우유 수입 확대와 맞물려 국내 우유소비도 줄어드는 추세다. 낙농진흥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우유소비량은 2021년부터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우유소비량은 389만4695톤으로 전년대비 9.6% 줄었다. 1인당 연간 우유소비량도 76kg으로 전년대비 9.4% 감소했다.
우유소비 감소는 우유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연령층인 어린이 및 청소년 인구가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입 멸균우유의 확대로 국내 유업계의 B2B 사업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유업계 시장점유율 1위인 서울우유의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올해 상반기 서울우유 경영공시를 살펴보면 매출은 1조307억원으로 3.3% 줄었다. 영업이익은 91억원으로 전년대비 62%가 감소했다.
서울우유는 올해 목표매출로 2조3000억원을 제시했다. 3년 연속 매출 2조원을 유지하기에는 무리가 없지만 목표매출을 달성하기엔 부침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진섭 서울우유협동조합 조합장(사진=연합뉴스)
2기 임기 절반을 돈 서울우유 문진섭 조합장은 A2+우유 확대로 유업계 위기 타개에 나선다. A2+우유는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지난해 4월 선보인 프리미엄 우유다. 문진섭 조합장 주도로 우유의 핵심인 고품질 원유로 승부수를 띄웠다.
A2+우유 성과는 문진섭 조합장의 차기 연임에 힘을 실어줄 중요 과제다. 유업계 위기를 중장기적으로 타개할 수 있는 수익성 개선 전략이기 때문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 조합장 임기는 4년으로 초임 1회에 연임 2회까지 총 12년 재임할 수 있다.
A2+우유는 지난 10월 기준 누적 판매량 8250만개를 돌파했다. 서울우유는 5년간 약 80억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전체 원유를 A2+로 전환하겠다는 중장기 계획도 알렸다.
문진섭 조합장은 “출시 1년 6개월여 만에 누적 판매량 8250만개 돌파라는 성과는 A2우유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정체된 국내 우유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