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중국서 OLED 쏟아낸다..연간 1000만대 양산 "글로벌 시장 공략"

김수은 기자 승인 2020.07.24 16:12 의견 0

23일 LG디스플레이 광저우 OLED 패널 공장 양산 출하식에서 정호영 사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중국경영관리담당 이동은 상무, 경영지원그룹장 양재훈 부사장, LGDCO법인장 박유석 상무, CEO 정호영 사장, CPO 신상문 부사장, 위친장 중방부총경리, 이후각 CO패널 공장장, 전략담당 송영권 전무. (자료=LG디스플레이)

[한국정경신문=김수은 기자] LG디스플레이가 연간 'OLED TV 패널 1000만대 생산 시대'를 앞당긴다. 이를 바탕으로 막대한 자본을 가진 중국의 추격을 고품질과 기술력으로 따돌리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3일 중국 광저우시 첨단기술산업개발구에 위치한 8.5세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패널 공장에서 출하식을 개최하고 OLED 양산을 시작했다.

이날 열린 출하식에는 LG디스플레이 정호영 사장과 신상문 최고생산책임자(CPO)·부사장, 양재훈 경영지원그룹장·부사장, 박유석 중국CO법인장·상무 등이 참석했다.

현지 임직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정 사장은 “대형 OLED는 회사 미래 성장의 핵심 축”이라며 “광저우 공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해 양적·질적 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 사장은 “중국을 비롯한 후발 업체들과 기술 격차를 확대하고 차별화된 고품질 제품으로 대형 OLED 사업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나가자"고 덧붙였다.

■ 42만7000㎡ 규모 전초기지에서 고해상도 대형 OLED 월 9만장 생산

24일 업계에 따르면 흑자 전환과 글로벌시장 공략의 전초기지가 될 중국 광저우 공장은 LG디스플레이가 총 5조원을 투자해 세운 곳이다. 7만4000㎡ 대지 위에 지상 9층, 연면적 42만7000㎡ 규모로 조성됐다. 8.5세대 OLED 패널 공장이 들어선 LG디스플레이 광저우 클러스터는 총 132만㎡ 규모로 기존의 LCD 패널 공장과 모듈 공장을 비롯해 협력사 단지와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광저우 공장은 8.5세대 OLED 패널 생산에 최적화된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곳이다. LG디스플레이는 기존 생산 현장에서 OLED의 개발부터 판매까지 완결된 시스템을 구축해 이를 기반으로 LCD에서 10년 걸리던 골든 수율(부품·재료 투입량에 대한 완제품 생산비율이 80%를 넘는 것)을 불과 3년 만에 달성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 시스템을 광저우 OLED 공장에도 적용해 생산 효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광저우 공장은 관세와 인건비는 물론 물류비 절감 측면에서도 최적의 조건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생산량 증가에 따라 매출 대비 순이익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광저우 공장이 대형 OLED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양산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까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광저우 공장은 지난해 8월 준공을 마친 후 같은 해 하반기 양산할 계획이었으나 투입 원자재 대비 완제품 비율이 확보되지 않았다.

게다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가동에 차질이 생겼다. 시장 불확실성의 확대로 공장 완공 후 양산이 1년 가까이 지연됐다.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월부터 총 4차례에 걸쳐 협력사를 포함한 핵심 기술자 약 900여명을 전세기로 파견했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에서 원판 기준 월 6만장 규모로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월 7만장을 생산하는 파주 OLED 공장의 생산 물량을 합하면 매달 13만장의 생산 능력을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광저우 공장에서는 고해상도 48, 55, 65, 77인치 등 대형 OLED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한다. 앞으로 시장 수요 증가에 따라 현재 월 6만장인 생산 능력을 9만장까지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파주 10.5세대 OLED 공장인 P10 공장까지 가동하면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생산량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앞으로 LG디스플레이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확보하고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광저우시 첨단기술산업개발구에 위치한 8.5세대 OLED 패널 공장. (자료=LG디스플레이)

■ "시장 주도권 확보 위해선 중국의 추격과 적자의 늪 벗어나야"

LG디스플레이는 세계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지난 5년 동안 광저우공장에 5조원을 투자했다. 파주공장에는 7조6000억원이 투입돼 총 12조원이 넘는 금액이 디스플레이 사업에 들어간 것이다. 현재까지 LG디스플레이가 중·대형 OLED 시장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전망도 밝지만 앞으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만성적인 적자와 중국의 추격 등 앞으로 남은 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TV용 대형 OLED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점유율도 100%에 육박하고 있지만 문제는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매출액 5조3070억원, 영업손실 517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 감소에 그쳤지만, 같은 기간 영업손실이 15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상반기 누적 적자액은 8789억원이다.

LG디스플레이가 6분기 연속 적자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한 이유는 OLED TV가 전 세계 TV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낮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TV 판매 규모는 2억2000만대 수준으로 이중 OLED TV는 300만대로 점유율이 1%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 매출의 70~80% 가량은 LCD(액화표시장치)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대형 OLED 시장을 독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적자 탈출이 어렵다.

앞으로 OLED 시장 전망은 밝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OLED TV패널 출하량은 오는 2025년에는 12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LG디스플레이의 OLED 매출 비중이 오는 2024년 49%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정보업체 FnGuide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4분기 1197억원의 흑자가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거시경제 환경이 좋지 않지만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부터는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가시적인 성과가 지속적인 성장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가 세계 OLED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추격도 넘어서야 한다. 중국은 최근 OLED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국내 기업을 빠르게 추격하며 격차를 좁히고 있다.

중국 BOE는 청두와 멘양에 월 9만6000장 규모의 6세대 플렉서블 OLED 생산라인을 조성했다. 올해는 충칭에, 내년에는 푸칭에 OLED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CSTO·HKC 등 다른 중국 업체들도 대형 OLED 패널 사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관계자는 “가격으로는 중국을 넘어설 수 없지만 막대한 자본을 가진 중국의 추격을 고품질과 기술력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 스마트폰용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 출하를 확대하고 고부가가치 IT용 패널을 중심으로 경영성과를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국 광저우와 파주에 대형 OLED 생산 거점이 구축됨에 따라 앞으로 ‘대형 OLED 대세화’로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나갈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만큼 연간 1000만대 이상의 OLED TV 패널 생산을 목표로 수익성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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