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코로나로 주가 하락한 시기에 대규모 증여..7살도 포함·증여세 줄이기 꼼수 지적

최태원 기자 승인 2020.07.20 11:00 의견 0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S그룹 총수 일가가 코로나19로 인해 주가가 급락한 상황을 활용해 대규모 증여를 단행했다. (자료=LS전선 홈페이지)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LS그룹 총수 일가가 최근 가족 및 친인척에게 330억원대의 주식을 대거 증여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주가가 급락한 상황을 활용해 증여세를 크게 줄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7세 미성년자에게도 증여가 이루어졌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자열 LS그룹 회장,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 구자은 LS엠트론 회장,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 구근희 씨 등은 최근 LS 주식 총 95만9000주를 증여했다. 지난 5월 이후 자녀 및 친인척에게 증여한 주식들로 지난 5월 11일과 12일에 일괄적으로 진행했다.

LS그룹은 지난 2003년 LS그룹에서 독립했다. 현재 2세 경영이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5월 12일 LS 주가(3만4900원) 기준으로 총 335억원대다. 이들이 보유하던 주식 473만1413주의 약 5분의 1인 20.3%에 해당한다.

개별적으로는 구자열 회장에 두 딸에게 각각 10만주씩 증여했다. 구자홍 회장도 두 명의 조카에게 각각 6만주씩 증여했다. 이밖에 구자엽 회장은 아들과 친인척 등에 12만7000주, 구자은 회장은 두 자녀에게 각각 10만주씩, 구자균 회장은 두 자녀에게 각각 5만주씩 증여했다. 

구자열 회장의 누나 구근희 씨도 딸 등에게 14만2000주를 나눠줬다. 구근희 씨는 지난 16일 자녀에게 7만주를 추가 증여했다.

같은 시기에 재벌가에서 대규모 증여를 실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지난 4월과 5월은 코로나19 여파로 주가가 크게 떨어진 시기다.

지난 5월 11일 LS주가는 3만5900원이었다. 5월 12일에는 3만4900으로 지난 2019년 말(4만7800원)과 비교해 약 25% 하락했다.    

상장 주식에 대한 증여세는 증여일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간 가격의 평균이 기준이다. 결과적으로 코로나19로 주가가 하락해 이들은 증여세를 크게 줄일 수 있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LS는 증여 대상에 2013년생인 7살 이모 양도 포함됐다. 이양은 이번 증여를 통해 1만8000주의 주식을 받았다. 지난 5월 11일 종가(3만5900원) 기준 6억4600만원이다. 이양은 이에 따라 올해부터 배당도 받는다. LS의 지난해 배당(주당 1450원) 기준으로 이양은 올해 2600만원을 배당받을 수 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재벌개혁본부 국장은 "기다렸다는 듯 주가가 떨어질 때 증여를 하는 것은 증여세를 줄이기 위한 '꼼수'"라고 주장했다. 특히 권 국장은 "의사결정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미성년자에게까지 증여하는 것은 '부의 대물림'이란 면에서 분명히 지적을 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LS그룹 측은 "오너 일가에서 일어나는 증여는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증여 시기가 됐다고 판단했을 뿐 단순히 주가가 떨어졌다고 증여한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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