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면 맞은 둔촌주공 조합.."조합이 헐값 분양 강행" 조합원 공분

이혜선 기자 승인 2020.07.09 15:43 의견 0
9일 둔촌주공 조합원들이 서울 강동구 둔촌동역 앞에서 규탄집회를 열고 있다. (자료=이혜선 기자)

[한국정경신문=이혜선 기자] 조합장 사퇴로 갈등이 봉합되는 듯했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조합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둔촌주공 조합의 비대위 격인 둔촌주공 조합원 모임은 조합이 일반분양 공고를 강행해 헐값분양을 시도하고 있다며 9일 지하철 5호선 둔촌동역 앞에 모여 규탄집회를 열었다.

비대위는 이날 "현대사업단은 최찬성 조합장을 대의원으로 바꾸고 조용일 이사를 조합장으로 바꿔 역할만 바꾼 사퇴 쇼를 기획했다"며 "대의원회를 장악해 헐값분양을 밀어부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둔촌주공 비대위에 따르면 지난 8일 조용일 총무이사는 이사회의 과반수 동의를 받아 차기 임시조합장의 자격을 동의받았다. 105명으로 구성된 대의원 과반수 의결을 받게 되면 올해 12월까지 임시 조합장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조합이 부결된 일반분양 2910만원 안건을 그대로 신청하려 하고 있다"면서 "2978만원이라는 HUG 분양가격으로 분양보증서를 1차로 받고 그걸 근거로 해서 강동구청장에 입주자 모집 공고 신청을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동구청장이 입주자 모집 공고를 승인해준다면 그대로 일반 분양을 강행할 것"이라며 "그게 안 된다고 하면 관리처분이 통과되는 조건으로 입주자 모집을 하겠다는 조건부 입주자모집공고 신청을 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둔촌주공 조합은 "여러 가지 방법을 논의 중"이라며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비대위는 조합의 배후에 현대건설시공단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더라도 일반 분양가를 3500만원 이상 받을 수 있는데 조합은 스스로 땅 가치를 낮춰 현대건설사업단이 요구하는 일반분양, 선분양을 강행하려 한다"며 "결국 현금 공사를 할 수 있는 현대건설만 좋은 일이다. 현대건설을 위한 선분양의 꼭두각시가 되려 한다"고 비판했다.

둔촌주공 조합원들은 이날 조합장, 조합 임원·대의원 등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진행하기로 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어제 조합장이 사퇴하고 임시총회가 취소됐지만 힘든 싸움이 시작됐다"며 "대의원들이 늦어도 이번 주말까지 대의원직에서 사퇴하지 않으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둔촌주공 조합은 HUG(주택도시보증공사)가 제시한 3.3㎡당 2900만원대 분양가 수용 여부를 놓고 내홍을 겪고 있다. 조합 측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회피하기 위해서는 HUG 분양가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다수의 조합원들은 조합 주장대로라면 가구당 부담금이 최소 1억3000만원 이상 증가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둔촌주공 재건축은 둔촌동 일대 62만6232m² 부지에 지하 3층∼지상 35층 85개 동, 총 1만2032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꼽힌다.

저작권자 <지식과 문화가 있는 뉴스> ⓒ한국정경신문 | 상업적 용도로 무단 전제, 재배포를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