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빗겨간'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 상승으로 2Q 영업이익 8조원

최태원 기자 승인 2020.07.07 13:03 의견 0
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자료=삼성전자)

[한국정경신문=최태원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기대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 집계 결과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을 올렸다고 7일 전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36% 감소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73%가 늘었다. 영업이익은 이전 분기와 비교하면 25.58% 상승했다. 

코로나로 인한 여러 국가에서의 셧다운 여파로 매출은 감소했지만 비대면 수요 증가로 반도체 실적이 탄력을 받으면서 기대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초 증권사들의 대체적인 영업이익 예상치는 약 6조5000억원대였다. 하지만 이를 훨씬 뛰어넘는 영업익을 올렸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을 의미하는 영업이익률은 15.6%다. 지난 2018년 4분기에 기록한 24.2%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기대 이상의 실적을 이끈 부문은 반도체다. 스마트폰 판매 감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로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화상회의, 게임 등 이른바 비대면 수요가 증가했고 이는 서버·PC 업체들의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지난 5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D램 고정 거래 가격이 상승한 것도 실적 개선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

모바일이나 가전 부문은 지난해보다 부진했다. 하지만 당초 시장의 우려에 비하면 비교적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 

모바일 부문은 당초 갤럭시 S20의 판매 부진으로 실적 악화가 우려됐다. 하지만 6월 이후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의 판매가 늘어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예년 대비 매출이 감소했지만 마케팅 비용 절감으로 1조원대 후반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무선·가전사업 부문도 마찬가지다. 오프라인 매장 폐쇄가 이어졌지만 오히려 마케팅 비용이 절감돼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이 개선됐다.

관련 업계는 삼성전자의 이 같은 깜짝 실적에는 이재용 부회장의 적극적인 현장경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반도체를 비롯해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생활가전 등 각 사업부문의 현장을 직접 챙겼다. 특히 지난 5월에는 코로나 위험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 출장을 떠나 반도체 생산 시설을 직접 둘러봤다.

증권업계는 삼성전자가 지난 2분기 예상 외의 실적을 올리면서 3분기 실적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도체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모바일과 가전 판매도 점차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3분기에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9조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코로나 재확산 여부는 변수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어 경기회복 지연 가능성이 크고 미중 갈등이 지속되는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며 "하반기 실적 호조를 장담할 수만은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이어 "3분기는 본격적인 회복세로 전환할 것인지 다시 상황이 악화될 지 갈림길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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