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조원 이커머스 시장 '춘추전국' 시대..롯데쇼핑·네이버, '쿠팡'에 도전장

최인영 기자 승인 2020.04.27 16:53 의견 0
롯데쇼핑이 오는 28일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온'을 출범한다.롯데온은 온·오프라인 소비자의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인다. (자료=롯데쇼핑)

[한국정경신문=최인영 기자] 시장 거래액 133조원에 달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업계 큰손들이 나서면서 춘추전국 시대를 몰고 온다. 로켓 배송으로 지난해 연매출 7조원을 넘긴 쿠팡에 네이버와 롯데쇼핑이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롯데쇼핑은 오는 28일 롯데 유통 계열사 7개 쇼핑몰의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통합한 온라인 쇼핑 플랫폼 ‘롯데온(ON)’을 출범하면서 이커머스 시장 정복의 첫발을 내딛는다. 그동안 ▲롯데닷컴 ▲엘롯데 ▲롯데마트몰 등 유통 채널별로 운영해 오던 전자상거래를 한번의 로그인으로 해결한 통합 플랫폼이다.

검색 엔진 서비스로 1위에 오른 네이버도 CJ대한통운과 연계해 배송 속도 경쟁에 나선다.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을 한 곳에 모아 운영하는 네이버 쇼핑에서 주문한 물건을 24시간 내에 배송한다.

■ 검색창 없는 맞춤형 쇼핑 '롯데ON'

지난 겨울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언택트(Untact,비대면) 소비가 급증하자 롯데쇼핑도 이커머스 시장 주도권 잡기에 나선다. 롯데쇼핑이 e커머스사업부를 신설한 지 3년 만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2018년 온라인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e커머스사업부를 만들었다.

롯데온이 추구하는 전략은 ▲초개인화 ▲O4O 두 가지로 나뉜다. 두 가지 모두 온·오프라인 간 경계를 허문 쇼핑을 추구한다. 롯데쇼핑은 이를 위해 대한민국 인구의 75%가 롯데그룹의 회원인 점을 활용한다. 소비자들의 데이터를 분석해 ‘검색창 없는 쇼핑몰’을 구현한다.

유통업계 1위를 유지해온 롯데가 국내 최다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취향별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롯데온은 롯데그룹의 전국 1만 5000여개 오프라인 매장과 연동해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경계 없는 쇼핑을 추구한다. 롯데멤버스와도 협업해 국내 인구수의 75%에 달하는 3900만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이를 통해 단 한사람만을 위한 ‘퍼스널 코디’를 구현한다.

온라인이나 오프라인 단일 사업만 하는 곳과 달리 롯데쇼핑은 온·오프라인 데이터를 동시에 활용한다. 소비자의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별 취향에 맞는 특화된 온라인 쇼핑 공간을 선보인다. 구매 상품이나 구매 후기뿐 아니라 SNS 데이터까지 분석해 단 한사람만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을 소비자들의 체험 공간으로 활용하는 ‘O4O’ 전략을 구사한다. 소비자가 오프라인 매장을 재방문할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식품·유통사뿐 아니라 호텔 등 숙박업과도 서비스를 연계한다. 온·오프라인 통합 회원제 서비스로 소비자는 쓰면 쓸수록 커지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롯데온은 지역별 점포를 배송 물류 거점으로 활용한다. 배송 방식은 ▲바로 배송 ▲새벽 배송 ▲선물 배송 ▲스마트픽(세븐일레븐에서 수령) 등 네 가지로 구분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빠른 배송보다는 자신들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상품을 받길 원한다는 결과를 활용한 것이다.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 대표 “롯데온 론칭을 위해 넷플릭스 등의 사이트를 참고해 데이터 기반 서비스에 집중했다”며 “개인별로 무엇을 원하는지가 가장 우선 고려 대상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저 가격 등 출혈 경쟁보다 적정가·최적가·오프라인 디지털화에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매장 내에서 제고를 관리하는 풀필먼트 시스템을 도입하면 배송 인력 변화 없이도 배송 건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롯데쇼핑은 ‘롯데온’을 롯데 유통사업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아 오는 2023년까지 온라인 매출 20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검색 왕좌 '네이버'도 스피드 경쟁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검색경쟁력으로 1위 자리를 차지한 네이버가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배송 속도 경쟁에 나선다.

네이버쇼핑에서 주문한 물건은 CJ대한통운으로 24시간 내 배송한다. 자체 물류망이 없어 고민하던 네이버에 CJ대한통운의 풀필먼트 시스템이 힘을 보탠 셈이다.

풀필먼트는 택배사와 같은 물류 기업이 소비자의 주문을 받아 제품 선별·포장에서 배송까지 모두 담당하는 서비스다. 판매자는 물류센터에 상품만 입고하면 된다.

네이버와 쿠팡은 동일한 스피드 경쟁을 하고 있지만 추구하는 이커머스 방식은 다르다. 쿠팡은 물건을 직접 사서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직매입 구조인 반면 네이버는 판매자들이 물건을 팔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플랫폼 방식이다.

네이버의 지난 1분기 비즈니스플랫폼 매출은 7479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스마트스토어 거래액도 56% 증가했다.

쿠팡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7조 153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64.2% 늘어난 수치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네이버쇼핑 거래액이 약 2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네이버쇼핑 거래액은 지난 2019년 19조 5000억원에서 오는 2025년에는 54조 5000억원으로 2.8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가장 두려운 존재는 롯데나 신세계가 아니라 네이버다”며 “검색 공룡이 온라인 쇼핑 시장 공략에 나서는 순간 이커머스 시장의 판도는 180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월별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5% 증가한 11조 961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 10월(30.7%)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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