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선 사퇴설득에 꿈쩍않는 손학규... 손 '마이웨이'에 호남통합 물건너가나

12일 실무회의도 취소 '협상 결렬' 수순...바른미래 '2차 탈당' 본격화 할 듯
손 "지역정당 할 것이면 통합 안하는 게 낫다" "인위적인 이합집산은 공멸의 길"

강재규 선임기자 승인 2020.02.12 10:24 | 최종 수정 2020.02.12 10:25 의견 1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사진=한국정경신문DB)

[한국정경신문=강재규 기자] 손학규를 움직일 사람이 아직은 없다. 

호남통합신당을 목표로 추진위원장을 맡아온 박주선 의원이 12일 호남통합신당 협상을 위해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에 대해 2선 후퇴를 권유했으나 사실상 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바른미래당은 ‘손학규 대표 2선 후퇴’ 거부를 이유로 ‘호남통합(3당 통합추진회의)’ 협상 결렬을 이날 선언한다.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과 대안신당은 “손 대표 체제 하의 통합은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은 2차 ‘탈당 러시’가 이어져 최악의 경우 ‘손학규 1인 정당’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박주선 통합추진위원장(의원)이 손 대표 사퇴 설득에 최종 실패하면서 통합 협상은 사실상 물건너간 상황이다. 이에따라 12일 열릴 예정이었던 실무회의도 취소됐다. 

바른미래당은 2차 탈당으로 손 대표만 남는 형국이다. 이미 예상한 바다.

다만 통합협상의 문이 완전히 닫힌 것은 아니다. 전제는 손 대표가 최소한의 거취 표명을 보이면 이날 오후에라도 통합협상이 재개될 전망이다.

박 의원은 전날도 손 대표를 만나 ‘3당 통합을 위한 2선 후퇴’를 호소했었다. 하지만 손 대표는 박 의원의 제안을 거절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손 대표는 ‘대리인을 대표로 내세우라’는 제안 등도 거절했다.

이와 별도로 전날 통합회의는 △2월 17일까지 기득권 포기를 포함한 조건없는 통합을 한다 △3당 통합이 실현된 이후 제(諸)정치세력과 2차 통합을 추진한다 △3당이 통합된 새 당의 당원과 강령과 정강·정책 논의를 위해 실무 소위원회를 가동한다는 3개 항목에 합의했다. 

하지만 손 대표가 당권 포기를 거부하면서 협상 결렬이 현실화됐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지난주 초 ‘집단 탈당’을 결의한데 이어 이찬열·김관영·김성식 등 지역구 의원 3명이 연쇄 탈당을 감행한 상태다. 

손 대표는 의석수가 20석에서 17석으로 줄며 교섭단체가 붕괴되자 부랴부랴 ‘호남통합’ 카드를 꺼냈다. 

이에따라 잔존한 호남계 지역구 의원 3인방(김동철·박주선·주승용)은 일단 탈당을 보류했었다. 당 안팎에서는 손 대표의 당권 욕심때문이라며 분을 삭이지 못하는 형편이다.

그러면서 "본인 하나 때문에 수많은 의원들이 사지로 빠져들고 있다"며 불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아랑곳않은 채 손 대표는 지난 11일 오후 당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저와 당 지도부는 당원 동지 여러분을 믿고 정치 구조 개혁과 세대교체를 위한 중도통합을 반드시 완수해 총선 승리의 초석을 놓겠다”며 마이웨이를 나타냈다.

올해 1·4분기 경상보조금은 오는 14일 지급된다. 교섭단체 지위만 유지해도 총액 110억원의 50%를 배분받아 18억 3000만원을 받을 수 있지만 총액 5%만 받는 5~19석 정당의 경상보조금은 5억 5000만원으로 깎인다.

손 대표의 '고수' 작전에 호남계 비례 및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에 대한 셀프제명이 이뤄지게되면 사실상 손 대표쪽 의원은 전무한 상태로 처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이 경우 바른미래당 당헌당규에 따른 제명절차인 윤리위원회 징계→의원총회 제명→사무총장 직인 절차가 무시돼 논란의 소지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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