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미투' 최영미 시인 "책속 돼지 모델 노무현 정부에서 한 자리 차지하던.."

김지연 기자 승인 2020.02.12 06:48 | 최종 수정 2020.02.12 06:49 의견 0
최영미 시인 (자료=연합뉴스)

[한국정경신문=김지연 기자]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유명한 시인 최영미가 자신의 책 속 '돼지' 모델에 대해 입을 열었다.

지난 11일 마포구 한 카페에서 최영미 시인은 시집 '돼지들에게'(이미출판사) 개정증보판 출간을 기념해 연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최 시인은 지난 2017년 시 ‘괴물’을 통해  고은 시인의 성추행을 폭로하며 문화예술계 ‘미투’ 운동의 불씨를 던졌다. 1987년 대통령선거 때 진보 단일 후보였던 백기완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면서 당한 성추행을 폭로하기도 했다.

현장에서 그는 오랫동안 논란이 된 시집 '돼지들에게'에 나오는 수많은 '돼지들' 중 시집을 내도록 계기를 제공한 대표적인 '돼지'가 누구였는지 털어놨다.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돼지’들은 지난 15년 동안 그 실체에 대한 무수한 논란이 있어왔다.

그는 “2005년 그 전쯤에 어떤 문화예술계 사람을 만났다”며 “그가 ‘돼지들에게’의 모델”이라고 폭로했다. 이어 해당 인물을 “문화예술계에서 권력이 있고 한 자리를 차지한 인사” “기사가 딸린 차를 타고 온 사람” 등으로 기억했다.

또 “성희롱까지는 아니지만 여성에 대한 편견이 담긴 말을 듣고 매우 불쾌한 감정이 들었다”고도 했다. 최 시인은 조금 더 상세한 설명을 덧붙이면서도 보도는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최 시인은 "그를 만나고서 개운치 않은 기분이어서 며칠 동안 기분이 안 좋았다. 불러내고서 뭔가 기대하는 듯한, 나한테 진주를 기대하는 듯한"이라며 "'돼지에게 진주를 주지 마라'는 성경 구절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최 시인은 "그 사람은 이런 시를 쓰도록 동기를 제공한 사람이고 첫 문장을 쓰게 한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운동권 출신 최영미는 그를 유명하게 한 시집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운동권의 당시 몰락과 새로운 출발을 향한 다짐을 상징했다면 세 번째 시집 '돼지들에게'를 통해 이른바 '진보의 위선'을 고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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